선도적인 농자재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해 역동적인 수출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고품질과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매년 수출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수출업체들은 차별화된 수출전략으로 개발도상국 시장은 물론 선진국 시장까지 개척할 정도다. 농자재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4개 기업의 수출성공사례를 통해 수출노하우와 국내 농자재산업의 수출산업 육성 가능성을 알아 보았다.  
 

▲ 헬퍼로보텍의 접목로봇 기술은 해외 선진기술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헬퍼로보텍
접목로봇 '선두주자' 정교한 절단·활착률 95%

적정한 가격대 제품 생산 숙제
30개국 진출 '가능성 무궁무진'


(주)헬퍼로보텍은 2003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접목로봇 기술을 이전 받아 꾸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결과 접목로봇 분야에서는 해외 선진기술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8년 그리스에 첫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는 이탈리아, 이스라엘과 가까운 일본, 중국 등 접목기술을 쓰는 30여개국으로 수출선이 다변화됐다.

황승재 경상대학교 원예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접목로봇을 이용하면 인력 절단에 비해 절단면이 훨씬 정교하고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력 절단 과정에서 고르지 못한 절단으로 인해 식물의 괴사가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접목 이후의 활착률이 85%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국내외 육묘장에서는 이를 감안해 10% 이상 추가로 파종을 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접목로봇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확착률도 95%에 이르는 등 장점이 많지만 국내는 물론 수출에 있어 여전히 비싼 장비라는 인식이 크다. 좋은 기술력을 장비에 투입하면 그만큼 가격이 높아져 국내외 농가들이 구매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제품의 경우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여지가 충분한 기업의 제품이 농가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창준 헬퍼로보텍 대표는 “제품의 연구개발은 당연히 기업의 몫이지만 기술을 이전받고 제품을 양산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 조차 없다면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선뜻 연구개발에 뛰어 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로봇접목 시장은 충분히 성장이 가능한 시장으로 국내외 농가들이 실제 원하는 기술수준을 보완하고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의 제품을 생산한다면 앞으로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 고려바이오는 세계시장을 장악할 우위에 있는 기술력 확보를 중시하는데 식물추출물과 미생물을 이용한 병충해방제제 개발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려바이오
시장조사 '철두철미'…"바이오농약 세계 최고"

우수한 기술력 확보가 핵심
현지화로 14개국 개척 목표


지난 2007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바이오농약 수출을 시작한 고려바이오(주)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인도에 2015년에만 150만달러 수출에 이어 중국 6개성에 10만달러 수출을 예정하는 등 2015년에 총 200만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고려바이오(주)는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바이오농약 수출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등의 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를 포함해 전 세계 14개 국가에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생물농약과 비료, 유기농자재, 포충기 등을 연간 10억원 규모로 꾸준히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권 대표는 “국제적인 친환경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고려바이오 제품과 경쟁되는 외국 상품들은 품질에서 우리 제품보다 떨어진다”고 밝히고 “수출시장 개척 전에 각종 국제 전시회에 참여해 우리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강조했다.

국제 친환경 시장의 경우 특정업체의 독점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수한 기술력만 갖추고 있다면 수출가능성은 크다는 것. 고려바이오는 세계시장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는 기술력 확보를 중시한다. 이에 따라 식물추출물과 미생물을 이용한 병충해방제제 개발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랑한다. 특히 살충성 및 살균성 미생물을 이용한 복합제제화 기술과 미생물과 천연추출물의 합제기술, 최적의 첨가제 선발기술 분야 핵심기술은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존 천연살균제와 천연살충제 수출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시범 수출품목 중에 하나인 ‘가루사장’은 원예작물의 담배가루이 방제용으로 가루이의 알이 성충으로 성장을  억제해 효과적으로 방제한다. 또 ‘팡팡마가’는 원예작물 흰가루병 방제에 효과적인데 식물추출 오일을 통해 병원균 포자의 비산억제, 균사생장억제를 통해 방제효과를 극대화한다.

고려바이오는 향후 수출전략을 국가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터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수출품목에 대한 효과시험 검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영권 대표는 “현재 중국과 인도에 수출이 진행중이며 향후 수출을 개척중인 14개 국가에도 빠르면 내년부터 수출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고 “우선 올해는 지난해 수출액을 상향하는 250만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수출확대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 (주)성진텍은 국제농기계박람회에 참가해 바이어상담을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드는 등 수요자 중심의 제품개발을 수출전략으로 츄진하고 있다.

■(주)성진텍
수요자 중심 제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총력

주력상품 '논다매' 활용 만능
"3조식 제초기로 시장 확장"


(주)성진텍은 지난 2009년 일본 히라키 상사와 10억원의 첫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수출기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어 2010년, 2011년, 2012년에도 26만달러 수출에 이어 2013년에 12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일본에 이어 대만 사토사에 1만4000달러를 수출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박성준 (주)성진텍 대표는 “국제농기계박람회에 참가해 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을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해외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해외 주문량이 꾸준히 늘어났다”며 수요자 중심의 제품개발을 강조했다.

(주)성진텍의 수출상품인 ‘논다매’는 제초기의 종류에 관계없이 커버와 덮개, 회전 날을 간편하게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동시에 제초와 로터리 작업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설계해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기 보급된 예초기 종류에 관계없이 헤드부분 탈부착만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를 사용하면 잡초전단과 동시에 토양에 산소 공급과 뿌리자극, 제초시에 비산되는 잡초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그동안 농가들에게 문제시 됐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커버를 부착해 비산물에 의한 부상을 차단하는 한편 제초기 날에 의한 안전사고도 방지했다. 수직전단형 제초기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다. 조만간 3조식 제초기 개발을 완료하면 쌀 생산량이 많은 동남아와 아프리카 시장에 집중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개발이 완료되고 상용되는 2016년 중순에는 그동안 일본제품 수입에 의존해 오던 국내 제초기 시장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성준 대표는 “동남아 시장은 단일 제초기보다는 다조식 제초기를 선호한다”며 “조만간 다조식 제초기 개발이 완료되면 동남아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수출방향을 밝혔다. 

이영주 기자leeyj@agrinet.co.kr  
 

▲ (주)케이보배는 유럽인 체형에 맞도록 디자인과 무게를 줄이는 등 재질개선으로 각 수출시장별 맞춤형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케이보배
'가볍고 안전' 휴대용 전동 전지가위 세계로

"절단 쉽고 손 피로감 적어" 호평
미국 수출, 일본·유럽 진출 모색 


(주)케이보배는 미국에 연간 3억원 규모로 휴대용 전동 전지가위를 수출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수입 휴대용 전동 전지가위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기에는 디자인과 손목이 불편하고 가격도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어 왔다. 이를 개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수입산과 비교해도 품질면에서 우수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진기환 (주)케이보배 대표는 “우리 회사는 자본도 부족했지만 수입제품을 대체할 제품개발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하고 절실했다”며 “수입 전동 전지가위를 사용하는 전국의 과수농가를 찾아다니며 사용상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체크했다”고 현장 중심의 연구개발을 강조했다.

(주)케이보배가 생산하는 휴대용 전동 전지가위는 수입산 제품과 달리 컨트롤 박스가 내장돼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자체를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또 각종 전기선도 내장해 외부작업이나 이동시 발생하는 단선 등의 사고에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칼날의 곡선 또한 공학적으로 디자인돼 나무밀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장시간 작업에 따른 손의 피로감이 적고 부드럽게 나무를 절단할 수 있다.

(주)케이보배는 이러한 뛰어난 품질과 사용상의 편리성을 무기로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에는 미국시장에 이어 유럽과 일본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등 휴대용 전동 전지가위 수요가 많은 선진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사과나무는 물론이고 목질이 단단한 오렌지 나무 등 모든 과수의 전지 작업이 신체적으로 힘든 작업인 만큼 사용하게 편하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주)케이보배는 향후 수출량 확대를 위해 상품의 종류를 보다 다양화한다는 전략을 세우는 한편 동력의 힘과 작업속도를 빠르게 하고 더욱 가벼운 제품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가속하고 있다.

진기환 대표는 “현재는 미국 시장 수출에 그치고 있지만 전동전지가위 수요가 많은 유럽이나 일본에도 수출이 진행되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수출량 증가에 따라 수출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수출전략을 밝혔다. 유럽인 체형에 적합한 휴대용 전동전지가위 디자인과 무게를 줄이는 재질개선 등 수출시장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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