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는 농산물이지만 농산물이 양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농산물의 전부가 양파인 것처럼 비쳐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양파 값이 바닥을 기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고 농산물 시세가 급등한 것인 냥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양파 값 급등, 그로 인해 밥상 물가 폭등’, 최근 나온 11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놓고 참으로 이상한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언제부터 양파를 그렇게 많이 먹었다고 그러는지. 그런데 특정 시기가 되면 양파에서 배추나 무, 아니면 상추나 깻잎, 그것도 아니면 사과나 배 등 가격 상승률에 맞춰 밥상도 바뀐다. 요즘엔 양파만 먹고, 그 전엔 배추만 먹고, 또 그 이전엔 사과만 먹는 편식하는 나라가 돼 버린 것인가. 그것도 비싼 품목 위주로만 편식하는.

양파 값 급등이라는 요즘 마트에 가면 중간크기 10개 남짓 들어있는 양파 한망이 4000원 정도 한다. 양파 1개에 400원 수준으로 이를 음식점에서의 소주에 환산하면 1잔, 담배는 2개비, 커피는 한 모금 정도에 맞춰진다. 성인병 예방, 면역 효과 등 건강에 좋다는 양파를 값이 폭등한 최근 기준을 적용, 하루에 1개씩 1년 내내 먹어도 14만원가량 들어간다. 14만원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공산품은 그리 많지 않다.

이제는 농산물이 소비자 물가의 주범인 것처럼 재생되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일부 시세가 상승한 품목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마디로 일부를 전체인 냥 확대 해석하는 일반화의 오류도 범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 오히려 평년 시세를 훨씬 못 미치는 배추와 무, 토마토, 사과, 감귤 등의 소비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는 못할망정 말이다.

김경욱 유통팀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