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을 수집해 중량을 측정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측정한 중량 등을 기초자료로, 국립산림과학원이 국가 고유계수를 개발한 가운데 국가 고유계수를 적용한 통계는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 등에서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림부문 온실가스 통계산정에 필요한 국가 고유계수를 개발했다. 온실가스의 국가 고유계수는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을 정량화한 것으로, 산림의 탄소상쇄사업 등에서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산정할 때 활용된다. 이처럼 산림 내 탄소저장고에 대한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셈할 수 있게 되면서, 온실가스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주효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과의 임종수 박사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 고유계수 개발에 대한 의미와 함께, 앞으로의 전망, 향후 개선방안 등에 대해서 알아봤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 배출량
미국·러시아·캐나다 이어 6위


정부가 2008년에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한 이후, 2009년 국가 중기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대내외에 발표됐다. 당시 설정한 목표는 ‘2020년 BAU(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0% 감축’이었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BAU 대비 37%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 같은 우리나라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 선언은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체계적인 작성과 통계 품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계기가 된 가운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 수립(2012년), 배출권거래제 시행(2015년) 등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 협의체(IPCC)’에서는 국가별로 배출 및 흡수되는 이산화탄소량에 대해 일관되고 국가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토지이용 및 산림(LULUCF), 폐기물 등의 분야별로 온실가스 배출 및 흡수량을 계산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고시된 후 온실가스 산정·보고·검증 지침을 마련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분야별 온실가스의 통계를 공표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원의 정량화된 자료들의 목록으로 구성된 국가 온실가스 통계 보고서인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2014)’에 따르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온실가스 의무감축국(부속서Ⅰ)들과 비교하면, 2012년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순위는 미국, 러시아, 일본, 독일, 캐나다 등에 이은 6위다. 의무감축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우리나라보다 많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는 8위. 이런 가운데 토지 및 산림분야의 온실가스 흡수원은 산림지 부문과 초지 부문이며, 2012년 산림지 부문의 흡수량은 국가 전체 흡수량의 99.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고유계수 개발 

주요 수종의 분포특성 등 고려
15개 수종, 총 45개 계수 개발


IPCC 지침에서는 국가간 온실가스 통계 산출 과정에서 국가 및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계수를 개발해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각 국가에서 직접 개발한 고유계수로 계산된 통계정보는 IPCC의 지침에서 제시한 기본값을 이용한 결과보다 높은 신뢰도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IPCC에서 온실가스 통계계정에 대해 ‘측정·보고·검증이 가능한’ 체제가 아니면 국가탄소배출권 확보가 불가하다는 점을 제시한 바 있어, 우리나라도 관련 통계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그 결과중 하나가 국가 고유계수 개발이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을 지지않는 비(非)부속서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향후 의무부담에 대비해 IPCC에서 제시하는 지침 및 부속서 국가들의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분석, 국제수준에 부합하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작성하고자 했다.

이런 가운데 온실가스 통계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초자료와 함께, 국가별 산림특성을 고려한 국가 고유계수의 개발이 요구되는데,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우리나라 주요수종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통계 계산에 필요한 국가 고유계수를 개발한 것이다. 기초자료는 산림청에서 수집하고 있는데, 산림청에서는 산림부문 온실가스 통계를 산출하기 위해 산림자원통계의 근간이 되는 국가산림자원조사 체계를 개편, 2006년부터 새로운 조사체계를 마련해 입목 바이오매스 뿐만 아니라 고사목, 낙엽층, 토양 등의 탄소조사를 수행해 기초자료로 모으고 있다.

입목 바이오매스, 고사목 등 산림 내 탄소저장고의 국가 고유계수 개발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표준지침을 만들었고, 주요 수종의 분포 특성 등을 고려해 대표적인 지점을 선정, 계수 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표준지침에 따라 분석했다.

산림 탄소저장고 중 입목 바이오매스를 대상으로, 소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편백나무 등 우리나라의 13개 주요수종과 침엽수림 및 활엽수림 구분에 따른 2개 임상(강원·중부)을 포함한 15개 수종에 대해 바이오매스 전환계수, 바이오매스 확장계수, 뿌리함량비 등 총 45개의 계수를 개발했다. 이들 계수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총괄기관에 의한 검증을 완료해 국가 고유계수로 등록됐다.

국가 고유계수를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국가 고유계수 적용 이전과 비교해 약 14%가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입목 바이오매스의 국가 고유계수는 현재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에도 사용 중이다.

입목바이오매스 외에 고사목, 낙엽층, 토양 등에 관한 탄소전환계수의 경우 2015년에 8개 주요수종 및 2개 임상을 대상으로 국가 고유계수에 대한 검증과정을 마쳤고, 탄소전환계수 등 70개 계수가 국가 고유계수로 등록됐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국가 고유계수 70개 중 고사목과 낙엽층의 탄소저장량을 산정할 수 있는 것이 30개, 토양에서의 탄소저장량을 산정할 수 있는 것이 40개다.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할 때 국가 고유계수를 개발해 적용한 통계는 IPCC에서 제시된 기본값을 사용한 통계보다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되고 있어,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 등에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흡수량 계산 필요 계수

기존 산림통계 자료 활용 환산
각 탄소저장고의 흡수량 계산


IPCC 지침에서 산림은 ‘토지이용 및 산림(LULUCF)’ 분야에 포함돼 있으며, 산림의 탄소저장고를 입목 바이오매스, 고사유기물(고사목·낙엽층), 토양, 그리고 목제품으로 정의하고, 각 탄소저장고의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산림통계 자료를 활용해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으로 환산하기 위한 다양한 계수들이 필요한 이유다.

예를 들어, 입목 바이오매스는 크게 지상부(나무줄기, 가지, 잎)와 지하부(뿌리)로 구성되는데, 입목 바이오매스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매스계수, 바이오매스 확장계수, 뿌리함량비, 탄소전환계수, 이산화탄소 환산계수 등이 필요하다. 바이오매스계수는 나무 줄기의 부피 대비 건중량(수분을 뺀 무게)을, 바이오매스 확장계수는 가지 및 잎의 건중량 대비 나무줄기의 건중량을, 뿌리함량비는 뿌리부분의 건중량 대비 나무 전체의 건중량을, 탄소전환계수는 나무의 건중량에 포함된 탄소비율을, 이산화탄소 환산계수는 탄소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계수를 각각 의미한다.

고사유기물은 고사목과 낙엽층으로 나뉘는데, 고사목의 탄소저장량을 산정하려면 고사목의 부후(썩음) 등급에 따른 고사목의 부피에 포함된 탄소함량을 나타내는 탄소전환계수(바이오매스에 포함된 탄소량을 나타내는 계수)가, 낙엽층에서도 낙엽 및 낙지(나무의 가지가 말라죽어 떨어지는 것)에 포함된 탄소함량을 나타내는 탄소전환계수가 각각 요구된다. 산림토양의 경우 토양의 깊이, 토양 내 석력(토양입자 중 지름이 2㎜ 이상인 암석편 또는 광물입자) 함량 등에 따라 탄소함량이 다른 만큼 토양 특성을 나타내는 탄소전환계수가 필요한 것이다.


“국제 수준의 탄소저장량·흡수량 산정 가능”
임종수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국가 고유계수에 대한 평가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의 산림특성을 고려해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 계산을 위한 국가 고유계수를 개발했다. 따라서, 산림 내 탄소저장고를 대상으로 국제수준의 탄소저장량 및 흡수량의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계수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산림탄소 상쇄사업에서도 탄소저장량 및 이산화탄소 흡수량 계산을 위한 필수적인 계수로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국가별 계수개발에는 기초자료를 수집하는데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IPCC에서는 국가별 고유계수를 통합·관리하고, 이러한 국가별 계수를 활용해 계수개발이 어려운 국가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계수값을 갱신해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우리 고유계수의 국제적인 계수 통합관리 시스템 등록을 위한 준비를 통해 국제적으로 계수 개발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다른 국가 고유계수는?
-최근 전 지구적 기후온난화로 우리나라의 주요 분포 수종도 난대 수종 및 아열대 수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기후변화를 고려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난대 및 아열대 수종을 대상으로 국가 고유계수를 확대해 개발하고자 한다. 이같은 노력으로 산림부문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향후 계획이 있는가?
-가장 신뢰도가 높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국가 고유자료를 활용한 모델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캐나다, 핀란드 등의 선진국가에서는 누적된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산림 생태계의 탄소 순환모델을 개발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국가 고유계수를 확대해 개발함은 물론, 산림 생태계의 탄소순환 모델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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