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속 기준 품목·품종별로 달라 혼선…내년부터 시범사업

화훼시장의 절화거래 기본 단위인 ‘속’이 품목·품종별로 다양해 출하자 혼란을 초래한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거래 단위를 ‘본(송이)’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다.

현재 전국 화훼공판장을 비롯한 절화시장에서는 묶음을 뜻하는 ‘속(束)’을 거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대국과 스탠다드 카네이션은 20본이 한속, 스탠다드 장미와 거베라는 10본이 한속이다. 하지만 백합, 프리지아 등의 품목과 스프레이 품종의 국화, 장미 등은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농산물 표준규격’에서도 한속을 두고 ‘5 또는 10본’, ‘10 또는 20본’ 등의 모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여기에 실제 거래에 들어가면, 장미 같은 경우 10본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꽃의 상태에 따라 8~12본까지를 한속으로 만들어 출하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한속의 기준이 품목·품종별로 다양하고 크기 등에 따른 일정한 원칙도 없다보니 시장에서는 정확한 가격과 물량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가에서는 ‘본당경매(송이경매)’ 방식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절화의 결속은 10본, 5본으로 꽃의 특성과 작업의 편의성에 맞춰서 하되, 경매 기준 단위는 모두 한 본에 맞추는 것이다.
현재 네덜란드와 일본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본당경매’ 방식은 본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품질에 따라 꽃의 가격이 세분화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본당경매를 주장하는 농가들은 고품질의 꽃을 생산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국을 재배하는 국중갑 헤븐FC대표는 “시장에서 작은 꽃들도 5본, 10본이 한속인데 꽃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국은 아직도 20본이 한속”이라며 “10본씩 결속해서 본당경매를 하면 작업을 할 때도 무겁지 않아 부담이 없고, 농가들도 좋은 품질로 경쟁하려고 하면서 속박이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서도 본당경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권영규 aT화훼공판장 절화부장은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속당경매’가 이뤄져 왔지만 좀 더 체계적인 화훼유통을 위해서는 ‘본당경매’로 가야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중도매인 및 농가들이 변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부 품목부터 조금씩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희 기자 kimh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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