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벼 품종 개발 필요
해외 식품시장 겨냥 가능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9년 74kg에서 2014년 65.1kg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가공용 또는 외식산업에 이용되는 쌀은 계속 증가해 2012년에는 25만 톤, 2015년에는 60만 톤까지 확대됐다. 가정에서 식사용 쌀 소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러한 상황에서 우리 쌀을 지키고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품종, 재배환경, 수확 후 관리, 도정 및 가공기술(취반기술) 등 쌀 품질 및 식미관련 요인을 구명함으로써 밥쌀용, 쌀가루용 및 가공업무용 등으로 용도를 다양화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 산업을 활성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 지자체, 농가, 산업체, 유통업체 및 소비자’ 등이 함께 힘을 모아 상생기반을 구축하고 쌀 생산부터 가공·유통까지 체계화시켜야 한다.

가공업체에서는 중저가이면서 수량이 많고 원료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품종을 선호하여 공급단가를 최대한 낮추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가공용 원료곡으로 적합한 초다수성 품종을 2014년 까지 16 품종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품종개발 뿐만 아니라 농가와 산업체간 동반성장 모델을 구축하여 농촌경제의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산업화 연구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미실란과 ‘기능성 발아현미를 이용한 식품 개발과 품질 관리 기준 설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벼 100여 품종을 분석해 현미 입자가 균일하고 발아율이 높으며 친환경재배에 알맞은 ‘삼광’을 선발했다. 이를 통해 업체에서는 발아현미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해마다 ‘삼광’ 벼 500톤 정도를 원료곡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체, 농가, 전라남도 곡성군에 시범재배와 종자생산 체계를 갖춰 지난해에는 계약재배 면적을 50ha까지 늘렸다.

또한, 쌀빵 전문 제조업체 ㈜쁘띠아미와는 ‘벼 품종의 가공 특성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단맛이 높고 부드러워 식감과 제빵 성적이 좋은 ‘삼광’을 선발하고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았거나 적게(3% 이하) 들어간 빵과 케이크를 개발해 기존 쌀빵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글루텐 프리’ 식품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해외시장을 겨냥한 쌀 가공식품 수출까지도 기대된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앞에서 언급한 두 산업체와 함께 ‘삼광’ 벼와 ‘삼광’ 발아현미로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제빵 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에서는 수요자가 요구하는 맞춤형 벼 품종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명감을 느낀다. 특히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영양소나, 미네랄(칼슘, 철, 아연 등) 등이 풍부한 품종을 개발하고,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과 알레르기 예방관련 기능성이 증대된 식품소재용 품종 등 특수 소비층(식품·환경알레르기 및 중병환자)을 겨냥한 품종개발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여기에 쌀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체에서도 국산 쌀을 원료곡으로 채택하여 고품질의 맛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쌀 가공기술을 융합하고 상호간의 장점을 살려 협업을 한다면 우리 쌀 소비확대는 물론 우리 쌀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기훈/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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