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발전방향’ 토론회

본보가 주최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발전방향 정책 토론회’가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내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축산업계 스스로 분뇨 및 악취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축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지상중계 한다.

일시:2015년 11월 6일 14시
장소:aT센터 창조룸Ⅲ


“축산업 지속 발전 위한 다양한 의견 모아주길”

 

▲인사말/윤주이 한국농어민신문 대표이사=농촌 현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이 축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농업에 있어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간 우리 축산업은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른 품목에 비해 시장개방에 빨리 대응했고,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또 더 나아가 축산농가들이 결집해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그렇지만 늘 호황만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미리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장에 가보면 많은 축산농가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환경 문제나 악취 문제에 있어선 국민들이 상당히 기피를 하고 있다. 안전한 축산물을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축산업을 한다면 우리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1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친환경축산협회에서도 여러 일들을 해오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나가겠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우리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특별강연/석희진 (사)친환경축산협회 회장
“축산관련 사업 친환경적 요소 보완”

국민이 축산 필요성 느낄 수 있게
소비자 제대로 이해시키는 노력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친환경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그렇게 주장해왔다. 친환경축산은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우리 축산인들의 궁극적인 목표와 소망은 무엇인가. 축산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끼리 이야기다. 국민들이나 소비자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축산업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90% 이상 사료를 수입해 사육하고 분뇨로 환경을 오염시킨다거나, 저렴한 수입 축산물도 많은데 굳이 국내산을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을 이해시키고 해소해야 지속가능한 축산업이 될 수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으면 그것이 친환경축산이 된다. 가축을 사육하는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까지 과거와는 다르게 좀 더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정부에서 지난해 발표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 종합대책’을 보면 사육 전 단계부터 사육, 질병관리, 분뇨, 동물복지, 도축·가공, 축산자재까지 모든 부분이 들어가 있다. 이런 부분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도 살필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 축산국 입장에서 보면 친환경축산 관련 하나하나의 사업이 개별 과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그렇다면 농식품부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각 개별 사업들에 친환경적 요소를 보완하고, 실행사항들에 대해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제발표/지속가능한 국내 축산업의 발전방향과 과제 
“지역리더로서 축산 악취·분뇨문제 해결 앞장서야”

가축분뇨오염신고센터 마련 필요
가축분뇨 관리·처리 기능 의무화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우선 지속가능한 축산업에 대해 연구자로서 정의를 내려 보면 △환경·생태적 지속성 △경영·경제적 지속성 △사회·문화적 지속성 등 크게 세 가지 축이 존재한다. 경영·경제적 측면에서 축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고 보지만, 무엇보다 축산업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산업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환경문제가 해결돼야 된다. 지역에서 축산업을 하는 농가는 소위 말해 지역리더로 꼽힌다. 리더 위치에 있으면서 지역에서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에 소극적인데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가축 분뇨의 경우 비가 왔을 때 축사에 쌓여 있던 분뇨들이 하천으로 흘러드는 문제가 발생하고, 더 심한 건 악취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악취관련 민원 발생 건수는 연평균 14%씩 증가해 2001년 2700건에서 2012년 9941건으로 늘었다. 악취에 대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발전하기 힘들다.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악취와 분뇨 문제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자발적인 해결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농협이나 생산자단체에서 환경개선을 위한 교육사업을 강화해 축산농가의 의식을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는 사적교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가축분뇨오염신고센터를 만들어 가축분뇨로 인한 민원과 분쟁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기능을 담당하도록 해야 하며 가축분뇨관리위원회와 같은 지역위원회를 만들어 축산농가와 지역대표, 담당 공무원 등이 참여해 분뇨 문제를 진단하고 모니터링 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직·간접적 개입도 필요하다. 이 일환으로 가축분뇨 관리 및 처리의 기장 의무화가 돼야 한다. 2020년부터 양분총량제가 도입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실현돼야지 지속가능한 축산을 할 수 있다. 또 규제가 들어가는 만큼 농가들에게는 시간적, 재정적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가축분뇨 관리 및 처리 기술에 대한 개발 및 보급을 강화하고, 국가에서 가축분뇨처리시설을 운영해 자원화와 정화처리, 연료화 등 다양한 처리방법의 경제성을 검토해야 한다.

 

#종합토론

축산 내부 아닌 일반 국민에 인정받는 환경개선방안 내놔야
악취물질 자체 줄이는 게 ‘핵심’…악취종합대책 마련 급선무
희망직업으로 자리매김, 후계농 육성 프로그램 개선 모색을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축산을 둘러싼 환경문제가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과 함께 ‘축산 내부에서 만족하는 개선방안이 아닌 일반 국민에게 인정받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서는 축산에 대한 희망이 제시되야 하고, 후계농을 통한 경영의 지속성도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승헌 건국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축산의 키워드는 조화”라면서 “이게 깨지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축산농가와 소비자 국민간의 신뢰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 축산에 대해 “친환경 축사를 만들고, 자재를 사용하고, 무항생제·유기축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먼저 “소비자가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축산에 대한 내부적 평가와 외부적 평가가 다르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왜 친환경 축산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비자의 근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그게 소비로 연결돼야만 지속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축산의 내부적 정의보다도 외부에서 보는 홍보와 교육, 필요하다면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환경 축산이 뭔지를 교육을 해고, 이들이 구매능력을 가졌을 때 그런 축산물을 선택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축산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악취문제에 대해 집중거론 했다. 김 교수는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서는 먼저 가축사육밀도를 낮추는 동물복지가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환경문제와 관련해 “분뇨문제는 지난 1991년부터 정부의 지원사업이 집중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악취문제는 전혀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악취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 악취 물질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의 접근 방식은 문제를 만들어 놓고 미생물제제 등으로 처리하는 구조며, 가장 큰 요인은 사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악취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빨리 해나가야 하며, 또 분뇨분야에서 악취문제를 독립분야로 떼어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포괄하는 악취종합대책의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헌 교수도 이에 대해 “악취문제에 접근할 때는 농가를 생계형과 기업형으로 구분해 접근을 해야 한다”면서 “소규모 농가에 대해 ‘악취를 저감하고 관련 시설을 설치하라’는 지적을 해도 부채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따라서 소규모 농가에서는 근본적으로 농가단위에서 분뇨가 체류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영일 친환경축산협회 감사는 “어떤 게 지속가능한 축산업인지를 생각해보면 ‘꿈을 실현하는 축산업’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실제로 지속가능한 축산업이 되려면 다른 기준보다는 우리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희망직업으로 자리매김할 때 비로소 축산업이 지속가능하다는 말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감사는 악취문제와 관련해 “미생물 제제를 써서 악취를 줄이는 방식인데, 실제로 축산인이 아닌 일반시민들이 느낄 때는 미생물제제도 필요 없다”면서 “더 확실한 원칙을 정해 방법을 찾지 않으면 민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우며,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계농 문제와 관련해서 박인희 농협 축산경영부 단장은 “제일 심각한 부분은 축산 농가 수가 굉장히 많이 줄고 있다는 점인데, 2000년 통계청 조사결과 55만호이던 축산농가가 작년 말에는 11만 8000호로 1/5로 줄었다”면서 “축산분야 고령화율은 45% 이상이고, 후계농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10년 뒤에는 축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단장은 이에 대해 “후계농 육성 프로그램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농협에서도 2015년에 들어서며 제일 핵심과제로 보고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측 패널로 참석한 백병성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소장은 “생산자가 보는 지속가능한 축산과 소비자가 보는 지속가능한 축산의 지표가 크게 다른 것 같다”면서 “농식품부에서는 적정한 소득을 올리고, 환경 부담을 덜 주고,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사업이라 규정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축산물이 안전하고, 가격이 적절하고, 사육과 유통과정에서 투명성이 확보되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될 때 지속 가능한 축산이 된다고 본다”면서 인식차를 나타냈다.

송태복 농식품부 친환경축산팀장은 “축산부문의 악취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소비자와의 신뢰도 문제에 대해서는 “안전성이나 위생에 위해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를 해야 하지만 합리적인 소비 또한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가지 친환경인증절차가 있는데, 이를 좀 더 간소화 하도록 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 좌장을 맡은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장은 “가축분뇨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축산업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도입 예정인 양분총량제도 받아들여야 하고, 이를 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하면서, 악취문제와 관련해 “안티축산의 핵심이 분뇨 악취인데, 이 문제는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아주 솔직하게 접근해서 문제를 풀어야만 지속가능한 축산을 이룰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축산팀 합동

참/석/자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 원장(좌장)
송태복 농식품부 친환경축산팀장
정승헌 건국대학교 교수
김두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박인희 농협중앙회 축산경영부 단장
왕영일 친환경축산협회 감사
백병성 소비자리더아카데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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