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라고 해야 할까? 논란은 있었지만 지난 2일 열린 AI(조류인플루엔자) 관련 가축방역협의회에서 광주와 전남지역의 오리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입식·출하’(올 인-올 아웃)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9월 중순부터 총 14건의 AI 바이러스나 의심축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지난 9월부터 확인되고 있는 고병원성 AI는 기존의 발생양상과는 달리 오리농장을 중심으로 출하 전 검사 혹은 발생지역 중심의 사전예찰에서 발견됐다. 발생원인도 그간 방역당국이 AI 발생 때마다 앞세웠던 ‘철새에 의한 유입’이 아닌 ‘잔존 바이러스에 의한 발생’으로 추정됐다.

바이러스의 연결 고리가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뜻으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농장과 농장 간, 농장과 축산관련시설 간의 전파와 함께 농장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전파 또는 순환되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이 된다.

‘올 인-올 아웃’은 농장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순환하는 고리를 끊는 방법 중 하나다. 가축을 한꺼번에 입식을 했다가 또 한꺼번에 출하를 한 다음, 농장을 비운 상태에서 소독과 일정기간 휴지기를 거쳐 농장에 내재해 있는 질병인자들을 제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진했던 양돈과 육계분야에도 현재는 대부분 ‘올 인-올 아웃’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올 인-올 아웃’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 휴지기에 따른 경영손실이었는데, ‘질병에 의한 손실이 더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도입된 것이다.

물론 가든형 식당 등에 소규모로 납품을 하는 유사인티와 이를 통해 출하를 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올 인-올-아웃’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또한 휴지기를 두게 되면 연간사육횟수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농가의 경영손실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계속 끌고 갈수도 없지 않을까? 지난해 1월부터 해를 넘어 2년이 다 돼가고, 이를 두고 ‘상시·상재·토착화’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농가와 업체로서는 어려운 결정이었던 만큼, 11일까지 진행되는 일제검사와 내년 2월까지 예정된 오리에 대한 ‘올 인-올 아웃’이라는 방역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내기를 기대해본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