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에 집중…농산물 유통업계 “소비자 빼앗기고 가격만 하락” 원성자자

많은 이슈를 쏟아냈던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난 14일 2주간의 일정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 첫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정부가 내수 증진 차원으로 추진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정부에선 연일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만 농산물 유통업계에선 ‘어두운 날들’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불어 내년에는 농산물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경제적 효과 분석’을 발표하며, 참여업체들이 전년 동기 대비 20.7%의 매출 상승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농산물 관련 설명 자료는 없었다.

도매시장과 유통업체 등 농산물 유통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농산물은 철저히 소외됐다는 평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블랙프라이데이가 농산물 수요와 시세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경매사는 “아무리 추석 직후라고 하지만 10월 결혼 및 등산, 나들이 시즌에 각종 축제 등으로 상추와 방울토마토 등 시세가 지지돼야 할 농산물 품목도 분명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공산품 위주로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해 농산물 소비 지갑까지 공산품으로 옮겨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분석 속에 정부가 내년도에 다시 추진한다고 한 2016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일부 분야에 치우친 행사가 아닌 농산물과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 기간에 대형유통몰의 글로벌생활명품관을 방문해 선물을 구입한 한 장관이 이슈가 됐는데 내년에는 명품관이 아닌 농산물관을 찾는 정부 관계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내년에 다시 블랙프라이데이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반쪽짜리 행사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 이후 어느 분야보다 소비진작이 필요했던 게 농산물 유통 분야였다”며 “내년에는 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게 추석 이후 계획적으로 농산물 소비 진작을 위한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유통업체와 소비자, 제조업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말까지 행사시기 및 기간, 행사명 등 내년도 블랙프라이데이 시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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