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AGRITECH가 10월 14~16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에는 농기계 조합 회원사를 비롯해 16개 업체가 한국관을 꾸려 참여했다.

일본 최대 국제 농자재전시회
16개 업체 참가 한국관 구성
관람객 4만5000명 찾아 북적


일본 최대의 국제 농산자재전시회인 2015AGRITECH 전시회가 지난 14~16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개최됐다. 원예자재 전시회에서 분리된 이후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700개 부스가 마련됐다.

전시회 주최 측인 Reed Exhibitions은 AGRITECH에만 2만3000명의 참관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쿠하리 메세 전시장에는 ARGRITECH 뿐만 아니라 작업공구를 비롯해 가든, 화훼, 차세대농업 등의 전시회가 함께 열리고 있어 전체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은 4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하 농기계조합)의 10개 회원사를 비롯해 총 16개 업체가 참가해 한국관을 구성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이 시설원예 분야 업체로 이미 일본시장에 진출해 판로를 확대하거나 신규 바이어 및 현지 유통업체인, 이른바 딜러를 물색하기 위해서다. 관람객이 2만3000명에 달하는 만큼 전시회 기간 동안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면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에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주최 측도 해마다 전시회의 규모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와타나베 Reed Exhibitions 전시 담당이사는 “내년에는 전시장 전체 면적의 60%까지 AGRITECH 전시회의 규모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이러한 방침의 배경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신규 업체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고 관람객의 수도 증가하고 있어 내년 전시회는 규모가 확실히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내의 한 업체가 전시회 관람객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평가는
농업 자동화 추세로 관심 많아
향후 교류약속 등 성과 긍정적
바이어 공식상담 자리 적어 "아쉽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사의 제품들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방문한 업체나 농가들이 현지 바이어를 대동해 참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제품 상담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일부 업체는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들이 찾아왔으며 이 가운데는 구매의향을 보인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시회 이후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국내 업체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는 일본의 농업인구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과거 노동력이 집중되던 것에서 자동화된 시설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도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국내 업체의 전시회 출품 제품들이 자동화로 전환하려는 일본 농민들의 수요에 부합하기 때문에 국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시회 참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참여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계약 성사가 높은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등 바이어의 수준도 괜찮았다”며 “실제로 온실을 짓는 회사들도 직접 방문을 했고 구매의향을 보인 곳도 있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휘성 근우테크 부장은 “전시회 성격에 맞게 출품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있는 농가나 바이어가 참여하다 보니 회사 이미지도 높일 수 있고 제품에 대한 설명도 적극 할 수 있어 좋았다”며 “구매의향도 직접 받았고 향후 교류도 약속을 한 만큼 나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과 바이어와의 공식 상담회와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AGRITECH 전시회가 관람객의 수는 많지만 국내 업체들이 계약을 원하는 바이어를 직접 면담하고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전시회에 비해 적다는 평가도 있었다.

문재성 정일글로켐 상무는 “전시회 참여 업체들의 목적은 자사의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인데 이를 위해서는 현지 바이어와의 만남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국내 업체들과의 직접 상담을 할 수 있는 자리가 공식적으로 마련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기회 확대 지원 필요
수출시장 사전지식 숙지 필수
꾸준한 전시 참가위한 지원을
수출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AGRITECH 전시회 한국관에 참가한 업체들은 농기계조합에서 전시회 부스설치 비용과 제품운송비 등을 지원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시설원예 업체들이 영세한 상황에서 자비로 전시회 참여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 또한 해외시장 개척의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이 힘든데다가 자칫 성과가 없을 경우 고스란히 업체의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시설원예 업체들 대부분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대부분 전시회 수출 관련 업무를 중복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 전시회 참여시 국내 업무의 공백까지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농기계 조합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업체의 영세성과 국내 업무의 공백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전시회에 한 번이라도 참여한 업체는 지속적인 참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외 전시회의 특성상 한 번의 참여만으로 계약이 성사되는 것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는 데에는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전시회 참여는 꾸준한 홍보와 더불어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박수복 청오엔지니어링 연구소장은 “최소한 3~5년은 꾸준히 전시회에 참가해야 현지 바이어들도 기업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갖고 향후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농기자재 업체들의 수출을 장려하고 기술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해외 전시회 참여에 대한 보다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같은 품목의 여러 업체들이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좋은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가격출혈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출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업체 스스로 시장개척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김신길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회원사들을 지원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조합의 역할”이라며 “이러한 역할에 있어 조합이 앞장서는 동시에 이사장으로서 예산 확보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위한 준비는
농기계조합의 비용 지원 큰힘
업체 스스로 시장 개척엔 한계
최소3~5년 참가해야 계약 성사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국내 업체들은 향후 참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해외 전시회는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수출계약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 앞서 전시회의 성향이나 해당 국가 및 주변국의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홍보나 계약에 임해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막연한 기대감으로만 전시회에 참여할 경우 계약에 성공하지 못했을 때 오는 허탈감이 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해외 전시회의 특성상 한 번에 계약을 맺기가 힘든 만큼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라면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성공한 업체들 대부분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수출에 성공한 사례를 볼 때 업체에서도 전시회 참여는 수출을 위한 일종의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해 지속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치현 KOTRA 일본 지사화사업 담당은 “일본의 경우 이른바 무역 관행이라고 있는데 직거래 보다는 중간에 상사를 통해 수입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며 “그런데 이러한 사전지식 없이 최종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원해 전시회에 나오면 계약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충분한 사전지식을 숙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원희 성창산업 대표는 “처음에는 투자 대비 결과가 없으면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겠지만 국내에서도 1년 내내 영업을 해 겨우 몇 건의 계약을 하는 점을 본다면 수출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품 사용 일본 농가/나가노현 무라사와 씨
"품질 탁월…AS 여부가 관건"

온실 다겹보온커튼 효과 톡톡
보조사업 선정돼 자부담 덜어


“한국 제품을 설치하고 나서 난방비도 절약되고 온도관리가 잘 되다 보니 상품의 품질도 향상됐습니다.”

일본 나가노현에서 알스트로메리아를 재배하고 있는 무라사와(74)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산 다겹보온커튼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총 6동 3500평에 해당되는 그의 농장을 포함해 인근 6개 농가 13동의 온실에 한국산 다겹보온커튼이 설치돼 있다.

무라사와 씨가 한국산 제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6동의 온실 난방에 약 1만5000리터의 기름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9000리터의 기름을 사용해 난방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에 온도관리가 잘 되다 보니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수량까지 늘었다는 것.

다만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 농협을 통해 다겹보온커튼 설치가 보조사업에 선정되면서 자부담도 크게 줄었다.

무라사와 씨는 “초기 투자에 부담이 됐지만 보조사업으로 자부담이 줄었고 절감된 난방비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고도 수익이 오른다”고 말했다.

향후 한국 제품의 구매 의향에 대해 그는 “품질이 좋으니까 당연히 쓰겠지만 제품의 A/S 여부가 관건이다”고 말해 국내 수출업체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이에 대해 여권택 (주)육일 대표(농기계조합 시설원예협의회장)는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이제는 많이 높아졌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 지바=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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