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0kg 3845원·무 18kg 7158원…바닥세 ‘여전’
산지·유통인 “비축시기 너무 늦어 효과 없어” 지적


배추, 무, 건고추 등 노지채소의 가격과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가 수매비축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반등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제6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배추 5000톤, 무 8000톤, 건고추 7000톤의 물량을 각각 수매 비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제1차 구매입찰에서 배추 1500톤, 무 1500톤이 전량 낙찰됐고, 20일 제2차 구매입찰에서 또한 배추 2500톤, 무 6500톤이 추가 낙찰됐다.

그러나 배추와 무 도매가격은 수매비축에도 아랑곳없이 약보합세를 보이며 바닥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배추 상품 10kg 평균 도매가는 3845원이었고, 무 또한 추석 이후 계속 하락해 상품 18kg 평균 7158원을 형성했다.

이에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배추 10월 출하량이 준고랭지 2기작 물량 증가로 인해 지난해보다 2% 증가하고, 낮은 가격을 예측한 바 있다. 무 또한 고랭지 출하면적과 단수 증가로 지난해보다 10% 많고 평년보다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와 관련해 산지와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배추와 무의 수매비축 시기가 너무 늦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고랭지 물량과 중부 이남 지방의 물량이 겹쳐 출하량이 몰리고 있는데, 수매비축이 늦어져 출하조절 효과가 퇴색됐다는 것.

산지유통인 한 관계자는 “수매비축 단가가 1kg당 300원대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추가 하락을 예방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추석 이전부터 시세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추석 직후 수매비축을 했어야 그나마 시세가 회복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고추의 경우 지난 14일부터 수매를 위한 산지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수매단가는 600g당 1등급 6300원, 2등급 5700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건고추의 수매비축이 시작되면서 산지공판장 등으로 출하되는 물량은 다소 감소하며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건고추의 소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매비축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연수 서안동농협공판장 경매사는 “수매비축이 발표되면서 농가들의 건고추 출하량이 감소했지만 상등품 기준 시세는 5000~6000원대로 평년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지시세는 보합세가 전망되지만 수매비축이 끝나고 출하량이 늘면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또한 건고추 10월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이월 재고물량이 많기 때문에 농가 출하가 늘면 김장철 수요에도 약보합세를 예측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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