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 하는 도시 개척자로 변신

 

‘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트’는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두 남녀가 ‘1년 동안 거주지 기준 반경 10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음식만 먹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대형마트를 이용해온 이들 도시남녀가 ‘100마일 다이어트’, 다시 말해 로컬푸드를 찾아 직접 나선 것은 오늘날 산업화된 식품유통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신문기사를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이 보통 생산지에서 식탁까지 1500~3000마일(약 2400~4800km)을 이동하고, 1980년부터 2001년까지 그 이동거리가 25% 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100마일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장을 보러간 이들은 살 수 있는 식료품이 거의 없음을 알게 되고, 일주일에 한번 유기농산물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에 가입하고 명세표에 기록된 ‘푸드마일’을 보며 인근의 로컬푸드만을 주문한다. 이후 집근처 텃밭에 채소를 직접 가꾸게 된 이들은 결국 진짜 농부와 어부를 찾아 나서고 △캐나다의 대자연과 먹거리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조리법 △이를 지키고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 감자를 주로 먹으며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 점차 계절에 맞는 다양한 식재료로 요리를 하고, 대형마트 이용자에서 자급자족하는 도시 개척자로 변신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이들의 도전은 전 세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로컬푸드 운동으로 발전됐다. 실제로 캐나다와 미국에선 100마일 다이어트가 ‘50마일’, ‘250마일’ 등 지역여건에 맞는 각양각색의 로컬푸드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먹거리에 담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도시 남녀 두 사람이 100마일 다이어트를 실천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변화가 읽는 내내 유쾌하게 펼쳐지면서 우리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는 점이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