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해수위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하나로클럽에서 현장국감을 실시했다.   김흥진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우남)는 지난 7일 농협경제지주(농업경제, 축산경제)와 농협유통 등 16개 자회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공영홈쇼핑 활성화 방안,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 경영난 해소방안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또한 축산물 위생관리가 소홀하다는 질타와 가뭄대책 및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 등을 위해 농정활동을 강화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주요내용을 간추렸다.


#농업경제

공영홈쇼핑 실적 부진, 적자 메우기 수수료 인상계획 질타
공판장 경쟁력 강화·NH무역 수출활성화 등 투자 0, 계획만
농협RPC 지난해 흑자→적자구조로…구조조정 등 대책 주문


▲공영홈쇼핑 적자 심각=농협경제지주가 45%의 지분(360억원)을 출자해 지난 7월 14일 출범한 공영홈쇼핑(아임쇼핑)의 실적이 부진하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수수료를 인상하려는 계획이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이인제 새누리당(논산·계룡·금산)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공영홈쇼핑의 운영현황에 대해 물었다. 이에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이대로 가면 자본금 800억원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며 “타 홈쇼핑의 수수료가 34.5%인데 반해 공영홈쇼핑은 23%이며, 수수료를 산정할 때 택배비 4%를 포함시키지 않아 관계당국에 건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27%의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에 이인제 의원은 “사업 전에 완벽하게 검토를 했어야지 출발해놓고 자본잠식이 되니까 수수료, 택배비를 해결해달라면 어떻게 하냐”고 질타했다.

이종배 새누리당(충주)의원은 “출범이후 9월 30일까지 매출액 현황을 보면 전체 매출액 648억원 중 농협상품 매출액이 22.7%인 147억원에 불과하다”며 “농협은 과거 홈앤쇼핑에 15%에 달하는 지분을 출자했으나 농산물 판매확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번에는 그때에 비해 3배나 지분율이 높음에도 매출액 비율은 지분율 4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의원은 농축산물 판매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공영홈쇼핑에서 매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식품 전문채널 개설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경제사업 성과부진=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후 경제사업 성과가 부진한 것에 대한 추궁도 있었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장흥·영암·강진)의원은 농협경제지주가 매년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계획을 바꾸는 것과 관련, “농협은 사업여건변화에 맞춰 투자내용을 변경한 것이라고 하지만 5조원이나 투입되는 계획을 매년 바꾸는 것은 졸속계획 또는 달성률 향상을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부터 사업구조개편이 시작됐기 때문에 초기단계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매년 경제사업 성장률이 뒷걸음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된 근본적 원인은 매년 투자계획을 변경하기 때문으로, 목표를 세웠다가 달성이 어려우면 연말에 가서 변경을 하기 때문에 성과측정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농식품부 또는 농협중앙회가 문책을 가한 적이 없고, 사업부진은 고스란히 농가소득의 지체와 정체, 상대적 하락이란 결과를 가져 온다”며 “직을 걸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타당한 계획을 세우고, 세웠으면 지켜라”고 주문했다.

윤명희 새누리당(비례대표)의원은 “2014년 농협의 사업목표 달성비율을 보면 농가의 농협출하목표 달성비율, 공선출하회 육성 달성비율, 한삼인 매출목표 달성비율 등 3개 사업은 사업구조개편이전보다 하락했다”며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신규투자를 하는데, 목표는 세워놓고도 공판장 경쟁력 강화, NH무역 수출활성화, 군위 생활물자물류센터사업 등은 투자가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질타했다.

▲농협RPC 구조조정 주문=농협RPC의 벼 매입량은 늘고 있지만 판매량은 줄어들면서 적자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효대 새누리당(울산 동구)의원은 “RPC의 쌀 매입량이 2011년 260만7000톤에서 2014년에는 291만9000톤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판매량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 170만3000톤에 불과하다”며 “이로 인해 RPC는 2011년 423억원 흑자에서 매년 감소세를 보여 2014년에는 3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약 564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효대 의원은 “RPC의 경영악화로 2000년 200개에 달하던 RPC가 현재 153개로 줄어들면서 쌀의 품질저하 문제가 우려된다”며 “중앙회 차원에서 경영진단 등의 컨설팅을 지원하고 RPC 간의 구조조정을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안효대 의원에 따르면 2015년 RPC를 대표하는 쌀 브랜드 품질검사결과 종합평가점수가 77.1로 2014년에 비해 5.7점이 하락했다. 또한 A등급 이상의 상위등급은 2014년 113개에서 올해 67개로 46개나 감소한 반면 D등급은 2014년 10개에서 올해 31개로 늘었다.

안상수 새누리당(인천 서구·강화을)의원 역시 “농협RPC가 2014년 305억원의 적자를 본데 이어 올해는 564억원의 적자가 추정된다”며 적자해소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축산경제

축산물공판장 4곳 한우소비량 30% 점유 불구 위생관리 소홀
지역축협 TMR사료공장 경영난…상반기 매출 전년비 9% 감소
원유 생산량 증대 심각…의무경찰 우유급식 확대 등 모색해야


▲축산물 위생관리 소홀=농협이 관리하는 4곳의 축산물공판장이 전국 한우소비량의 30%를 차지함에도 위생관리가 소홀하고, 감사를 통해 이런 것을 지적해도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종배 의원은 축산물공판장 위생관리 실태와 관련 지난 5월초에 방영된 KBS뉴스를 보여준 후 “저 방송이 나가기 불과 두달 전인 3월2일부터 4일까지 조합감사위원회에서 농협이 관리하는 한 공판장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며 “감사내용을 보면 ‘식용 우내장과 폐기물을 근접한 상태로 작업’, ‘우두, 우족을 바닥에 접촉하여 세척’, ‘작업 후 청소완료 상태였으나 지방 등 찌꺼기 발견’ 등 뉴스영상에서 본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조치는 모두 시정 또는 주의에 그쳤다”고 질타했다. 또한 이종배 의원은 “방송보도 이후에도 특별감사를 실시했지만 이때도 조치사항은 주의에 그쳤다”며 “이런 식의 솜방망이 처벌로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할 것이면 뭣 하러 감사를 실시하느냐”고 따졌다.

▲TMR사료공장 적자 심각=지역축협이 운영하는 TMR(섬유질배합사료)공장의 경영악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효대 의원은 “농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38개 TMR사료공장의 올 상반기 매출액이 1784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2억원(9.3%)이나 감소했고, 당기손익도 13.8%나 감소했다”며 “이는 판매실적부진과 가격하락에 따른 것으로 올 상반기 기준 TMR사료 평균판매가격이 ㎏당 357.7원으로 전년 가격 361.9원 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축산농가 수가 작년 동기간보다 1만5584가구가 감소했다”며 “TMR사료공장의 경영악화의 본질이 축산농가 감소에 있는 만큼 TMR공장 정상화 뿐만 아니라 축산업계 활성화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의무경찰 우유급식 늘려야=낙농가들이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위축과 생산량 증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김종태 새누리당(상주)의원은 의무경찰에 대한 우유급식 확대를 주장했다. 김종태 의원은 “낙농조합을 중심으로 9000마리의 젖소를 도축해서 우유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해줘야 할 것은 우유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군인은 급식을 하는데, 의무경찰 2만5000명은 왜 우유급식을 하지 않느냐”며 “의무경찰들에게 우유급식을 하기 위해서는 42억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축발기금으로 무상급식을 지원해 축산농가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타

농협, 면세유 가격 일반유류보다 높게 책정…세금 편취 추궁
수확기 쌀값 전국단일가격 적용·농협RPC 통해 지자체 지원을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에 농협은 뒷짐 질타·가뭄대책 주문도


▲면세유 공급체계 개선=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김제·완주)의원은 6일 국감에서 농협이 면세유에 대해 일반유류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해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세금을 편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최규성 의원은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도록 ‘국회 면세유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최규성 의원이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A농협과 B수협의 농어업용 면세유(휘발유)가격을 비교한 결과, 농민이 어민에 비해 1ℓ당 최소 100.9원에서 최대 219.4원까지 더 비싸게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역시 농협의 판매가격이 수협과 비교해 1ℓ당 85.2~208.2원이 비쌌다.

이와 관련 최규성 의원은 “수협의 경우 수협중앙회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과세가격에서 면세액을 차액한 금액으로 유류를 구매한 후 최소한의 유통비용인 26원/ℓ만 붙여 어민들에게 공급한다”며 “농협은 판매업자가 정유사 또는 농협중앙회를 포함한 대리점으로부터 과세된 유류를 구매한 후 주유소의 마진을 붙인 금액에서 면세액만 제한 금액으로 농민들에게 공급하고, 면세액은 세무서로부터 매월 환급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협은 마진 없이 26원 가량의 유통비용만 붙이는데 농협은 7%가량의 마진을 붙이기 때문에 더 비싸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규성 의원은 농협의 면세유 공급방식을 수협처럼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쌀 농가 지원체계 개선=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전국단일가격을 적용할 것과 쌀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지원하는 금액을 농협RPC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강진군수 출신인 황주홍 의원은 “농협이 매년 165만톤의 벼를 매입하는데, 어려운 지역농협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이라며 “대안은 농협RPC가 벼를 매입할 때 가격은 전국적으로 단일화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농협RPC가 벼를 매입할 때 농협중앙회가 무이자자금을 내려 보내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거의 대부분의 광역 및 기초단체가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는데, 이런 것을 묶어서 지원해야 쌀값하락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무이자자금도 3~6개월 정도 사용하는데, 2년 이상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해 쌀값을 작년 수준이상으로 지지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정활동 강화해야=홍문표 새누리당(홍성·예산)의원은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에 농협조직이 미온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IMF 때 금모으기나 자연재해가 났을 때 도시민들이 농촌을 돕는 것처럼 FTA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이 어려운 농촌을 돕자는 것이 무역이득공유제인데 농협이 앞장서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또한 홍문표 의원은 참여정부시절 농어업용 면세유류의 일몰시한을 연장할 때 농협이 앞장섰던 것을 예로 들면서 “무역이득공유제가 법제화될 수 있도록 농협이 열성과 계획을 갖고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홍문표 의원은 “충남 서산간척지 A, B지구의 경우 가뭄과 해풍 탓에 벼가 쭉정이 뿐이라서 깜짝 놀랐다”며 “농협이 앞장서서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파악하고, 100년만의 가뭄에 대응한 양수기, 파이프와 같은 복구장비와 인력지원 등의 대책을 먼저 세워서 정부에 건의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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