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사와 새 품종개발 협의회

▲ ‘경매사와 함께하는 새 품종 개발 협의회’ 토론 자리에서는 신품종이 도매시장 등에서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매시장 경매사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수확 시점에 따라 품질 좌우…농가와 출하시기 협의할 때 함께 논의
지역별 재배 적합한 품종 제시·유통인에 신품종 적극 홍보 이뤄져야


“품종을 다양화해야 하지만 이보다 앞서 기존 주요 품종의 단점을 개선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지역별 기후와 재배환경이 제각각인데 지역별 최적 품종이 제시됐으면 한다. 경매사와 중도매인 등 유통인을 대상으로 신품종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를 해 주길 바란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와 함께 지난 7~8일 경북 군위 소재 사과연구소에서 개최한 ‘경매사와 함께하는 새 품종 개발 협의회’ 토론자리에서 도매시장 사과 담당 경매사들이 제시한 목소리다. 이번 협의회는 도매시장 유통인들의 과일 구매 특성을 파악해 새 품종 육성과 연구 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사과연구소에서는 우리나라 사과 재배 환경 및 수확 후 관리기술, 사과 신품종 등에 대한 설명으로 경매사들과의 토론 자리를 시작했다.

사과연구소 권헌중 연구관은 사과 재배 및 수확 후 관리 기술에 대한 설명에서 “한국은 일본, 중국, 미국 등 주요 사과 생산국과 비교해 기상조건 등 재배 환경이 열악하다”며 “그러나 키가 낮고 수량성이 높은 밀식재배 등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과는 수확 시점에 따라 품질이 크게 좌우되는데, 당장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최대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야 하는 반면 내년 봄까지 장기 저장하는 경우에는 전분 지수를 봤을 때 70% 정도에서 조기 수확해 저온 저장해야 한다”며 “따라서 경매사들은 사과농가들이 어느 시점에서 출하할지를 협의할 때 수확 시점도 논의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과 신품종에 대해 설명한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은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사과 품종은 홍로, 감홍, 아리수, 썸머킹 등 26개에 달한다”며 “특히 홍로는 재배면적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사과 품종 재식 비율이 2002년 6.7%에서 2013년 14.5%까지 높아졌으며, 감홍 품종도 서서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과 신품종 설명에 이어진 토론에서 경매사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강병규 부산청과 경매사는 “여러 품종 중에서 몇몇 품종에 선호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력 품종을 개선하는 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고, 정상록 효성청과 경매사는 “신품종이 나와 좋다고 전해지면 농가들은 그 품종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특정 시기에 출하가 과잉되기도 하는데, 지역별 재배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제시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유통인에게 신품종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진기 구리청과 경매사는 “경매사와 중도매인이 신품종을 알고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차주희 한국청과 경매사도 “농촌진흥청에서 보다 많은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에게 신품종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과 신품종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김인철 인터넷청과 경매사는 “여름철 사과 품종이 미흡한데 한여름에 상큼한 사과를 먹을 수 있는 품종이 개발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인호 인천농산물 경매사는 “최근 택배를 통한 판매가 급증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품종의 선발과 생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사는 “신품종이 나와 실패하는 원인은 기존 품종보다 우수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특히 안정적으로 유통할 물량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고,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사는 “홍로 등 기존 품종의 문제를 개선하고 외형과 맛을 높인 품종이어야 소비자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정경호 사과연구소장은 “과수는 새 품종이 나오면 보급 초기에는 가치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누군가 시장에서 역할을 해줘야 우수한 신품종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특히 경매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과연구소도 신품종 개발과 홍보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주요 사과 신품종 특장점  

아리수 저온 저장성 30일 이상
홍금은 9월 하순이 수확 적기
조생종 썸머킹 8월 상순 수확


아리수는 9월 상순에 수확하는 품종으로 평균 과중 285g에 당도가 14브릭스로 높다. 아리수는 또 저온 저장성이 30일 이상으로 좋으나 30일이 지난 후에는 일부 과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홍금은 9월 하순이 수확 적기이며 평균 과중 270g, 당도 14.5브릭스 정도이다. 경북 봉화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최근 강원 정선 지역에 재식되고 있다.

녹황색 사과인 그린볼은 9월 상순에 수확하며 평균 과중 327g, 당도는 14브릭스 정도이다. 해발 200~500m에서 재배해야 품질이 우수하다.

황색의 황옥은 과중 225g, 당도 16.8브릭스로 경북 김천에서 중과형 품종으로 시범재배 되고 있다.
썸머킹은 8월 상순에 수확하는 조생 품종으로 과중 265g에 당도는 13.9브릭스 정도이다.

피크닉은 과중이 223g 정도인 중형과로 당도가 14.2브릭스로 높아 단맛, 식감, 과즙 등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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