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평원, 곡물사료 과다 급여 등 건강에 부정적 문제 개선
가축 개량 체계 파장·근내지방 악영향도 불명확 '우려'


쇠고기 등급판정기준이 바뀔 전망이다. 등급판정의 주요 기준이 되는 마블링, 즉 근내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쇠고기 근내지방이 실제 국민 식생활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가 불명확한데다, 등급제 변경은 가축개량 문제와 맞닿아 있어 논의가 구체화 되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축산물 등급판정을 담당하고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현행 소 도체 등급판정기준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사례조사와 공청회 등 충분한 합의과정을 거쳐 ‘소 도체 등급판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축평원은 제도개편 검토 이유로 “그간 등급판정제도를 통한 품질 차별화로 국내산 쇠고기의 경쟁력 제고 등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과다한 곡물사료 급여 및 국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의 문제도 제기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간 언론보도 등에선 근내지방도가 높을수록 높은 등급(최고등급 1++)을 받는 현행 등급판정기준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왔고, 최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도 김성주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며 식약처에 제도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축평원은 등급판정기준 개정 방향에 대해 육질등급 평가요소 중 근내지방 비중의 적정성을 분석하고, 새로운 품질평가 요소를 발굴하는 한편, 근내지방도의 평가기준도 단순한 함량 위주에서 마블링 형태 등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행 등급판정기준을 바꿀 경우 가축의 사양관리는 물론 종축개량 체계까지 바뀌어야 하는데다, 현행 등급판정기준이 정말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지가 명확치 않은 상황. 오히려 외국의 육류 섭취량을 고려할 때 현행 등급판정제도에 따른 쇠고기 근내지방(마블링) 섭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등급판정기준을 바꾸는 것은 옳다고 보지만 아직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가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현행 등급제가 마련되기까지는 맛은 물론 소비자 선호도 등 여러 요소들이 반영된 만큼 제도개선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축평원 관계자는 “등급판정 기준은 종축개량이나 사료급여, 사양관리는 물론 유통업체와 소비자 선택기준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행시기는 새로운 등급판정기준에 대한 과학적 검증 및 시범운용 추진 후 연관산업의 준비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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