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옥수수, 맥류 등 주요 곡물에 심각한 병해를 일으키는 붉은곰팡이의 생존 구조가 규명돼 향후 붉은곰팡이병의 방제 전략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부처 공동연구인 붉은곰팡이의 유성생식 연구를 통해 월동 관련 생존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윤성환 순천향대학교 의료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붉은곰팡이의 생존이 교배를 통한 자손생산능력에 의존함에 착안해 교배형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붉은곰팡이의 유성생식 전 과정을 규명한 것.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붉은곰팡이는 생존에 불리한 환경을 감지한 후 유성생식을 위해 4종의 교배형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이들 단백질은 1200개 이상의 유전자 집단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성생식 특이 유전자 집단의 발현 등을 제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붉은곰팡이의 생존 구조가 밝혀짐으로써 생존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 붉은곰팡이병의 발생 생태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 등 새로운 방제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곰팡이 독소에 따른 오염을 줄여 곡물 생산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붉은곰팡이병은 세계적으로 벼, 옥수수, 맥류 등의 작물에 발생하는 심각한 병으로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또 곡물 내에 곰팡이독소를 생성해 사람과 가축에게도 중독증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붉은곰팡이의 뛰어난 생존력과 저항성 식물 자원의 부재로 효율적인 방제에 어려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김지현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사업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붉은곰팡이병의 발생 기작을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향후 붉은곰팡이병의 진단 및 제어법 개발과 관련 제품의 산업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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