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수 부족·상담 테이블 텅텅…참가업체 불만

정부가 최근 일본에서 진행한 농식품 수출상담회가 참가 바이어 수 부족 및 고르지 못한 상담기회 등 운영 면에서 미흡한 점들이 많아 참가업체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상담회 일정 성급하게 잡아 참석률 저조
경험 풍부한 업체 위주 상담 진행…실적 부진 초래
수출업체 "바이어 정보·상담시간 늘려 내실 다져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속적인 엔화하락과 ‘혐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식품의 대일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4~15일 도쿄·오사카에서 이동필 장관이 직접 참여하는 한식토크콘서트·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우리 농식품을 홍보하는 현장 행보를 펼쳤다. 농식품부는 특히 14일 도쿄에서 열린 대일 농식품 수출상담회에 국내 79개 수출업체 및 일본바이어 100개사(175명)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담회에 참가했던 수출업체들의 목소리를 종합해본 결과, 초청 바이어 수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고, 사전에 바이어와 매칭도 되지 않아 현장에서 수출상담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업체들이 속출하는 등 운영 면에서 미숙한 점들이 드러났다.

상담회에 참여한 A업체 관계자는 “10시부터 상담회가 진행됐는데 점심 전까지 일본 바이어를 거의 볼 수 없었고, 오후에도 알려진 것과 달리 바이어가 40~50명이 채 되지 않아 상담테이블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B업체 관계자는 “바이어 수가 상당히 부족한 상황에서, 현장에서 매칭하다보니 상담회 경험 및 바이어 인맥이 부족한 업체들은 겨우 1~2건의 상담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초청 바이어 수가 당초 계획보다 적었던 데는 정부가 성급하게 상담회 일정을 잡았던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기업의 경우 보통 월요일에 각종 회의와 내부업무를 처리하는 특성상 업무시간에 대외행사 참석을 꺼리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상담회 일정을 잡아 바이어 참석률이 저조했다는 것이 참가업체들의 얘기다.

그나마 참가했던 바이어들도 BKF(바이코리안푸드) 등 기존 수출상담회에 자주 초청됐던 수입업체들이 대부분. 때문에 유망품목 발굴이라는 행사 취지에 맞춰 신규업체들이 대거 참가했지만 사전매칭이 되지 않아 바이어 인맥이 풍부한 업체들 위주로 상담이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이는 부실한 상담실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실제 지난 7일 국내 222개 식품업체 및 151명의 해외바이어가 참가한 BKF의 경우 사전매칭으로 참가업체에게 최대한 고르게 상담기회를 부여해 1억2000만달러(총 1280회 상담)의 수출상담성과를 기록한 반면, 이번 대일 수출상담회를 통해 얻은 상담실적은 1793만5000달러(총 265회 상담)로, BKF와 비교할 때 실적은 1/10, 상담횟수는 1/5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일정을 월요일에 잡아 제 때에 오지 못한 바이어들이 있었으며, 바이어 네트워크가 부족한 신규업체들이 많이 참가한 상황에서 바이어들이 사전매칭이 아닌 현장 즉석매칭을 원하다보니 업체별로 상담횟수에 대한 편차가 다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상세한 바이어 정보 제공과 신규업체에게 매칭 바이어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등의 보다 내실 있는 수출상담회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상담회에 참가했던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C업체 관계자는 “바이어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담을 하려다보니, 20~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깊이 있는 상담을 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바이어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상담시간을 좀 더 늘려준다면, 효율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D업체 관계자는 “사전매칭 할 때 바이어 의견이 우선된 경우가 많아, 바이어 인맥이 풍부한 수출업체들의 상담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신규 및 상담회 경험이 적은 업체들에게 매칭 바이어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담회 참가 노하우 및 바이어 인맥이 부족한 신규업체 대상으로 바이어 응대 등의 사전 교육 실시와 매칭 바이어에 대한 선택권 부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내실 있는 수출상담회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은·김효진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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