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입금지 등 요청 계획

▲ 헌화용 조화로 인해 화훼산업 위축은 물론 환경문제까지 야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 묘역 근처의 상점에 진열된 헌화용 조화 사진.

민족 대명절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성묘 때 헌화용으로 조화를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지며 관련 화훼산업 위축은 물론 환경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화훼업계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 현재 조화 사용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며 이 결과를 환경부와 국립묘지 등 관련기관에 통보해 조화 반입 금지 요청을 계획하고 있는 등 대응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또 화훼업계에서는 헌화용 생화 소비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헌화용 조화는 국립묘지를 비롯한 공공묘역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묘역 주변의 상점들은 대부분 헌화용으로 조화만을 취급하고 있고, 최근에는 조화를 묘비 옆에 꽂아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더욱이 몇몇 국립묘지에서는 묘역 관리예산으로 조화를 사서 꽂아두기도 하는 등 국립묘지 내에서도 조화 사용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지역의 한 국립묘지 관계자는 “묘역 미화를 위해 관리예산으로 조화를 꽂아두고 있다”며 “생화의 반입도 가능하지만 관리 편의 차원에서 조화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화 등 화훼류의 주요 소비처가 될 헌화 시장에서 조화가 판을 치면서 국내 화훼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오수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절화경매과장은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는 성묘행사를 위한 대국, 소국 등의 국화나 백합류의 수요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짜 꽃이 성묘 시장을 잠식하면서 추모용 화훼 수요가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헌화용 조화 사용이 화훼산업 위축에 더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야외공간인 묘역에서 조화를 꽂아두고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그대로 땅에 묻히거나 계곡, 하천 등지로 유실될 수 있어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묘객들의 건강도 해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일자 한국화훼생산자협의회는 학계연구팀에 의뢰, ‘묘역에서의 조화사용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이 결과물을 환경부와 국립묘지 등에 통보, 헌화용 조화를 묘역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구본대 한국절화협회장은 “관리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묘역마다 조화가 많아지고 있는데 썩지 않는 조화는 주변 환경 뿐 아니라 성묘객들의 건강도 해칠 수 있다. 이미 절화협회에서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헌화용 조화의 성분분석을 의뢰해 이런 결과를 도출해냈다”며 “올해 안에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환경부와 국립묘지 등에 조화 반입 금지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화훼업계에서는 조화 대신 생화를 소비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설이나 추석 등 성묘행렬이 집중되는 시기에 묘역 주변에서 생화를 팔며 캠페인 진행 등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변태안 마창수출농단대표는 “성묘객들이 생화를 사고 싶어도 이미 시장이 조화로 잠식돼 있어 구입이 쉽지 않은 만큼 성묘가 많아지는 기간에 주요 묘역 주변에서 생화를 팔도록 하는 등 관련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희 기자 kimh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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