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아맙농가의 브로콜리.

지역의 생산자-소비자 연결
제철 지역먹거리 제공 목표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제휴하는 시스템인 AMAP(Association pour le Maintien de l’Agriculture Paysanne)은 불어로 ‘농업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네트워크’란 의미다. 프랑스에서는 남부 지방에서 2001년도에 처음 만들어져 지금은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됐다. 

아맙 용어 중 'P'는 페이잔느(Paysanne)으로 ‘농민(적)’이란 뜻을 지닌다. 1970년대 농림장관을 거쳐 후일 프랑스 대통령직에 오른 자크시락 프랑스 대통령은 농민단체 초청 연설에선 늘 '파드페이 상페이장(Pas de pays, sans paysans, 농민없는 국가는 없다)'이라는 구절을 애용했다. 그는 여전히 프랑스 농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이다.  

아맙의 가장 큰 목표는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개자 없이 바로 연결하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요리를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은 식재료로 포장박스에 담긴 채 먼거리 유통과정을 거쳐 유통매장에 진열돼 있는 농산물보다, 가까운 곳에서 자신이 직접 제철에 수확한 농산물을 선호한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가 정부 지원 없이도 아맙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일 것이다.

아맙은 농산물 꾸러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먹거리와 식교육에 대한 아이디어와 정보도 제공한다. 채소, 치즈, 사과주, 빵, 육류 등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은 대부분 아맙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데, 노르망디 지역은 포도밭이 없으므로 아맙인들끼리 품질 좋은 포도주를 좋은 가격에 공동구매하기도 한다. 

아맙 소비자 회원은 생산자가 일손이 모자랄 때 함께 일한다. 소비자도 농사일을 가까이함으로써 안전한 먹거리와 농업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이는 것이다. 2015년 8월 한국의 농과대학 학생들이 노르망디 아맙 농가를 방문했을 때도 같은 맥락으로 소비자 회원 두 명이 함께 했다. 농장에 시설을 설치하거나 채소 바구니를 배달할 때도 번갈아가며 서로 도와주는데, 이를 두고 ‘아맙인’이라고 표현한다. 아맙 회원은 모두 친구인 셈이다. 

정광용 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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