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실사·수입위생조건 조율만 남아

태국산 냉동 닭고기가 빠르면 올해 안으로 수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AI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재개 움직임도 있어 국내 닭고기 시장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태국산 냉동 닭고기는 현지 실사와 수입위생조건 조율만 남은 상황으로, 빠르면 올해 안으로 태국산 냉동 닭고기가 수입될 전망이다. 현재 태국산 닭고기는 열처리 가공된 즉석식품으로 수입되고 있다. 특히 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CP 그룹은 농업과 식품 사업에 있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태국산 냉동 닭고기 수입이 더욱 위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육계협회 관계자는 “태국의 CP그룹은 하림의 10배 규모로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등지에서 사료를 직접 조달해 닭을 키우기 때문에 단가도 싸다”며 “게다가 운반 시간도 미국이나 브라질이 45일 걸리는 반면 태국은 15일 밖에 되지 않고, 구매자가 원하는 중량으로 수출이 가능하기에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건 시간문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에 발생한 AI로 현재까지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다리육이 대량으로 존재하고,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냉동 비축된 닭을 렌더링(폐기)까지 하는 상황. 

문제는 우리나라의 지정검역물 수입 조건이 AI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날로부터 6개월 뒤에 수입 재개가 가능하지만, 이 기간을 3개월로 줄이자는 미국과 국내 수입업자들의 요구가 있어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축이 이뤄지면 그동안 수출을 하지 못했던 미국이 냉동 비축 물량을 대거 수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태국의 냉동 닭고기 수입이 예정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계열업체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생육 닭고기 시장과 수입산 냉동 닭고기 시장은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입 냉동 닭고기가 가격 측면에서 우세하기 때문에 발골업체와 소규모 계열업체가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며 “정부가 나서서 냉동 닭고기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닭고기 총 수입량은 올 8월까지 6만9275톤(수입축산물 검사실적)으로 지난해 대비 8만2284톤에 비해 15.8%(1만3009톤) 감소했다. 올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은 4772톤(1, 2월 통관대기 물량)으로 지난해 동기 4만3573톤에 비해 89%(3만8801톤) 감소했다. 반면 브라질의 경우 올해 6만1499톤이 수입됐고, 지난해 같은 시기인 3만5200톤에 비해 74.7%(2만6299톤) 증가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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