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식의 하향식 경매는 100개의 눈금으로 구성된 경매시계를 통해 이뤄진다.

100개의 눈금 하나당 1센트 의미
한바퀴에 5초걸려 구매자들 압박 


세계 최대의 화훼시장인 플로라 홀랜드(Flora Holland, 네덜란드), 세계 최대의 야채시장인 벨로타(BelOta, 벨기에) 등은 네덜란드식의 하향식 경매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상품가격이 높은 가격에서 점차 내려가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보다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경매시계를 통해 구매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플로라 홀랜드의 경매시계는 100개의 눈금으로 되어 있는데, 이 눈금은 1센트를 의미한다. 경매는 어제의 거래가격에 30% 추가된 가격에서 시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점차 내려가게 되는데, 이는 시계바늘의 움직임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가격에 여러 참가자들이 버튼을 눌러 응찰하게 되면 0.1초라도 먼저 누른 참가자가 낙찰하게 되며, 조금 빠르게 누르면 1센트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경매시계가 한 바퀴 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5초에 불과하다. 즉, 구매자는 경매시계가 돌아가는 5초 사이에 버튼을 눌러 경매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 1kg을 50센트에 사고 싶으면, 경매시계바늘이 50센트에 왔을 때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하지만 경매시계가 매우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목표한 50센트에 정확히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정확히 50센트에 맞췄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누른 사람이 구매하게 되므로 결국 구매자는 빨리 눌러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높은 거래가격으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 농가의 소득 확대에 기여하게 된다.

플로라 홀랜드에는 6개의 경매실이 있으며 총 42개의 경매시계가 있다. 오전 6시부터 경매가 시작돼 보통 오전 9~10시 사이에 경매가 종료되며, 하루 약 12만5000여 건의 거래가 이뤄진다. 짧은 시간 내에 이러한 거래가 가능한 이유는 직접 상품을 보지 않고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품질에 대한 강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송완구/지역아카데미 선임연구원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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