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만 9만4802톤 들어와…지난해 총 수입량 넘어
눌러서 냉동 후 슬라이스 해 뼈 붙이기…국내시장 급속 잠식

 

수입돈육 중 목전지 부위가 양념갈비 형태로 제조·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삼겹살 보다 많은 양의 목전지가 수입돼 국내 양념육 및 갈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목살과 앞다리살이 함께 붙어 있는 목전지의 경우 전지로 분류돼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상태로, 국내산 돈육은 이에 해당하는 부위 명칭이 없어 가공이나 유통이 이뤄지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축산물 부위별 검사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돈육 전지 부위 수입량은 총 9만4802톤. 지난해 한 해 총 수입량인 8만7760톤을 뛰어넘었다.

이는 국내 돈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육가공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전지 사용을 늘렸기 때문. 최진성 한국육가공협회 부장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국내산 물량을 구하지 못하는 곳이 생겨나면서 수입 전지를 원료육으로 쓰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육가공은 제조원가의 60%가 원료육이 차지해 가격이 오르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햄·소제지와 같은 가공품은 물론 왕갈비 등 구이용으로 쓰이는 양념육 시장까지 수입산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 전지 물량 중에는 목전지 물량이 많은데,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다는 점을 이용해 구이용 양념갈비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현행 식약처 고시에는 식육의 갈비부위만을 정형해 양념하거나 열처리한 것을 갈비가공품이라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고 전지만 사용했을 때보다 지방이 섞여 있어 맛이 좋다”며 “수입산 양념갈비 대부분이 목전지 부위를 눌러 냉동시킨 뒤 이를 슬라이스해 뼈를 붙여 파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련 사진 참조

이에 대해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부장은 “최근 국내산에는 없는 목전지 부위 등 다양한 스펙이 국내에 수입돼 전지나 후지, 갈비를 대체하고 있다”며 “특히 목전지의 경우 왕갈비 등 양념육 원료로 사용되면서 국내산 갈비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내산 돼지고기도 수입육에 대응해 좀 더 다양한 부위가 유통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돼지고기 부위별 명칭은 삼겹살·목심·등심·안심·앞다리·뒷다리·갈비 등 대분할 7개 부위와 소분할 25개 부위로 정해져 있어, 삼겹살, 목살 등 특정 부위에 소비가 편중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캠핑 인구가 늘어나는 등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는 만큼 돼지고기 부위 개발도 다양하게 이뤄져야 수입육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이선우 부장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경우 대분할 부위만 정해 놓고 나머지는 육가공업체가 자유롭게 소비자 기호에 맞는 스펙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고시로 규정해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는 다양한 부위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분할 부위가 혼재돼 새로운 부위가 생길 경우 값싼 저지방 부위가 값비싼 부위로 판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새로운 부위가 개발되면 그에 맞는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