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분옥 횡성군여성농업인단체협의회장이 6차산업화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언덕위의 장독대’ 식당 앞에서 직접 담근 전통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른 개성 여성농업인단체 합심
전국 유일 협의회 운영…효과 실감
회원들간 소통·화합도 성과
토종씨앗 전수조사 시행에 큰 힘
공동사업으로 불우이웃 돕기도


강원도 횡성. 한우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전국 유일의 ‘횡성군여성농업인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여성농업인횡성군연합회’와 ‘횡성여성농민회’, ‘횡성군농가주부모임’ 등 횡성지역의 여성농업인단체와 협의회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는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가 힘을 모아 작지만 큰 변화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2013년 창립 당시부터 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구분옥(51) 회장은 남다른 리더십과 소통으로 여성농업인단체를 규합하는데 일조했다.

“여성농업인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가졌어요. 현재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횡성군이 유일한데, 그만큼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단체들을 한데 묶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어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회의를 하는 날이 셀 수 없이 많았죠. 여러 시행착오 끝에 2013년 협의회를 만들 수 있었고,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예요.”

여성농업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둘 성과들이 생겨났다. 개별단체들의 주장이 협의회를 거쳐 힘을 얻었고, 파급효과로 이어진 것이다.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횡성여성농민회를 주축으로 토종씨앗 지키기를 해왔는데 협의회 차원에서 힘을 보태면서 횡성군의 토종씨앗 전수조사를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토종씨앗 채종포도 직접 관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죠. 향후 토종씨앗 지키기 조례를 만드는데 협의회의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에요.”

개별단체 회원들이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게 된 것도 협의회의 성과 중 하나다. 실제로 협의회는 지난 횡성한우축제에서 ‘강정 만들기 체험’ 등 공동사업을 통한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도 했다.

“한여농은 전통식품을, 농가주부모임은 김장김치를 담가 불우이웃을 돕고 있어요. 여성농민회는 주로 언니네텃밭을 중심으로 도농교류를 하고 협의회 사무국인 횡성여성농업인센터는 방과후교육을 실시하고 있죠. 주력하는 사업이 각자 조금은 다르지만, 서로 지원해주고 응원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어요. 특히 협의회 차원에서 여성농업인 교육이나 선진지 견학을 함께 실시하면서 각 단체 간 정보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화합하는 계기가 되고 있죠.”

이 같은 협의회 활성화에는 횡성군의 적극적인 협조가 밑바탕이 됐다. “처음 협의회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한규호 횡성군수님을 비롯해 횡성군 농정과 및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해줬어요. 현재 농정과를 통해 정부자금을 받아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마운 일이죠.” 

한여농횡성군연합회장을 거쳐 현재 한여농강원도연합회 감사를 맡고 있는 구 회장은 2만평 규모의 복합영농은 물론, 6차산업화의 일환으로 전통된장 판매사업을 3년 전부터 시작했다. 특히 전통된장 판매를 위해 횡성군 둔내면에서 ‘언덕위의 장독대’라는 식당을 함께 운영하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여성농업인의 권익향상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아직은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협의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다보면 피부에 와 닿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해요. 향후 여성농업인 지원조례를 필두로, 여성농업인들이 스스로 권위를 세워나가는 운동을 하고 싶어요.”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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