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촐한 인디언 천막서 숙박
불편해도 자연 속에서 넉넉


2007년 크리스마스 즈음, 겐슬러(Gensler) 씨 농장에 5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손님들의 부탁으로 겐슬러(Gensler) 씨는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손님들은 천막 안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인생과 삶에 관해 논하면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이들은 다시 방문할 테니 천막을 치우지 말라고 부탁한 후 떠났다.

이후 겐슬러 씨는 일반텐트와 군용텐트를 활용해 시험적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해 보았는데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래서 내부에 간단한 침대와 의자가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설치가 간단한 원추형 모양의 인디언 천막으로 보완했다. 방문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어떤 이는 침낭만 가지고 와서 이곳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가기도 했다.

인디언 천막을 시작할 때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으나 2008년 시작 이후 4개월 만에 1000여 회의 운영실적을 보였으며, 2009년에는 일 기준 약 5000명이 숙박해 한화로 약 1억2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후 인디언 호텔로 명칭을 바꾸었는데 호텔 이용료는 첫날은 13유로, 둘째 날부터는 10유로이다. 당일 불을 피우는 비용은 1인 5유로를 받는데 땔감은 한 수레에 10유로라고 한다.

겐슬러 농장에 숙박시설을 도입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방문하는 사람마다 숙박에 대한 문의가 많았기 때문이다. 겐슬러 씨는 인디언 호텔을 ‘새로운 세상’이라 표현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신이 창조한 자연에서 신선한 공기, 연못, 불놀이, 수영 등을 즐기는 곳”으로 ‘새로운 세상’은 그곳에 머무는 사람의 마음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요즘 농촌의 전통 주택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를 직접 해보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현대화된 시설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은 친밀감과 소통,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행복을 추구한다. 시간이 갈수록 현대인들은 형식과 내용에 제재가 없는 ‘자율’과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는 듯하다.

정광용/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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