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시장 개방 확대로 외국산 신선과일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제주 감귤산업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입량 증가하면서 하우스 감귤 평균가격 하락
3kg당 1만 8031원 기록…전년대비 9% 떨어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주요 신선과일 누적 수입량은 37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35만4000톤보다 6% 증가했다. 지난 5월에는 전년 6만1000톤보다 17% 증가한 7만2000톤의 외국산 과일이 수입됐으며, 이 중 감귤을 대체해 소비되고 있는 오렌지와 체리의 수입량은 각각 266%, 152%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입 증가로 이 달 현재 하우스감귤 평균가격은 3kg당 1만8031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9%, 지난 2013년 2만483원과 비교해 12% 하락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 내에서도 감귤은 수입 과일에 자리를 빼앗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3~5월 이마트·롯데마트 인기 과일 순위를 보면 오렌지, 체리 등 수입 과일이 상위권을 점령해 감귤은 9위 또는 그 밖으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 2013년 한·미 FTA 발효 후 매년 10%씩 감축되는 오렌지주스 관세율이 오는 2018년부터 완전 철폐됨에 따라 생과와 함께 감귤 가공산업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는 수입 과일 증가로 소비자들의 과일 소비가 분산돼 감귤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극조생부터 만감류까지 가격에 영향을 미쳐 농가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우스감귤을 재배하는 농민은 “외국산 과일이 예전에 비해 많이 들어오면서 하우스감귤 가격이 올해는 좋지 않다”며 “근처 마트를 가보면 한소쿠리에 5000원 정도하는 외국산 과일이 많아 소비자들은 감귤보다 값싼 과일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하우스감귤의 판매와 가격 부진으로 포전거래가도 3.3㎡당 1000원 이상 떨어지고 있어 오히려 같은 농사를 짓는 농민끼리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농민 간 경쟁과 외국산 과일의 판매 확대로 농민의 피해만 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덕진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FTA 반대 운동을 통해 제주농민들은 계절관세로 감귤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오렌지주스 관세 완전 철폐와 감귤 대체 과일인 오렌지 및 체리 수입 급증으로 결국 제주의 감귤산업은 점차 힘들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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