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옥 연애골유기농밸리 대표가 자신의 하우스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재배한 상추를 선보이고 있다.

2년전 '먹거리 X파일'로 유명세
개방화시대 승부수는 '친환경'
연중 생산가능한 상추로 선택

농기센터·한여농 교육 적극 참여
경영 개념 잡혀…공부의 힘 실감
박스 디자인·상표 제작도 손수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전북 진안군 주천면에서 친환경상추 농사를 짓고 있는 최영옥(40) 씨는 2013년 유명 TV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이 프로그램에서 ‘진짜 친환경농산물’로 인정받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방송 관계자들이 찾아와 상추는 물론 토양과 물 등을 8~9번에 걸쳐 채취해 갔어요. 수차례 검증과정 끝에 화학성분이 일체 검출되지 않았고, 진짜 친환경농산물로 방송에 소개됐죠. 방송직후 한 달 택배매출이 700만원까지 올랐고, 생협 등 여러 곳에서 납품요구가 들어왔어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소문을 타고 주문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관행농법으로 조경수와 표고버섯 등을 재배해 온 최 씨가 친환경농업을 결심한 건 약 3년 전이다. 개방화 시대, 친환경농업이 경쟁력이란 확신을 갖고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상추를 재배작목으로 선택했다.

“상추는 유행을 타지 않고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특히 상추는 수입이 어려우니까 친환경농사로 잘만 지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

결심이 서자 최 대표는 남편과 상의해 운장산 줄기, ‘연애골’로 불리는 주천면 안정동에 터를 닦고 시설하우스를 지었다. 현재 8동의 시설하우스에서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상추를 생산하고 있다.

“제대로 된 친환경농사를 짓기 위해 점적관수 시설을 추가했고, 하우스는 연동으로 지어 통풍을 좋게 하고 일조량이 적은 단점을 보완했죠. 하우스 2동은 호밀을 심거나 담수를 통해 지력을 보충하면서 연중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상추를 생산하고 있는데, 아마 진안군에선 우리가 최초일거에요.”

교육의 힘도 컸다. 최 대표는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친환경농업 교육과 (사)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이하 한여농)가 실시하는 비즈니스 교육 등에 적극 참여했다.

“남편과 함께 연간 400시간 이상 교육을 받은 것 같아요. 친환경농업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치지 않으니까 크기가 들쭉날쭉하고 관리가 어려워 교육이 더 중요해요. 배운대로 영양제는 자가제조해서 사용하는데, 이제는 응용도 되고 요령이 많이 생겼죠. 특히 한여농 비즈니스 교육을 통해 우리 농장의 수입·지출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말 그대로 ‘경영’이라는 개념이 생긴거죠.”

이 뿐만이 아니다. 최 대표는 박스디자인과 상표<사진>를 직접 제작할 정도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음 ‘연애골유기농밸리’ 상표를 진안군의 도움으로 만들었는데 남편은 물론 주변사람들 반대가 심했어요. 어떻게 읽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 이유였죠. 근데 전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고집을 부려서 상표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호응이 너무 좋아요. 어떻게 읽어야 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고요.”

한여농진안군연합회 사업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 대표는 여성농업인들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귀농귀촌으로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잖아요. 나중에는 교육농장으로 발전해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농촌이 살만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그게 꿈이에요.”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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