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운동본부
‘소비자 위한 로컬푸드 바로알기 세미나’


“왜 로컬푸드입니까?”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사)로컬푸드운동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어민신문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후원한 ‘소비자를 위한 로컬푸드 바로알기 세미나’에서 허남혁 (재)지역재단 먹거리정책·교육센터장은 이 물음에 대해 ‘지속가능성’이란 대답을 내놨다.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과 노동력을 착취해 생산하는 ‘산업적 농업’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

허 센터장은 ‘로컬푸드 운동의 이해와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 “로컬푸드 운동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적 농업’에 대한 성찰로부터 출발했다”며 “값싼 노동력과 자연을 착취해 생산한 글로벌푸드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새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태국산 새우는 노동력 착취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태국의 일부 업체들이 새우 양식에 사용되는 사료용 잡어(雜魚)를 잡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인신매매,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 사실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화훼 생산량이 가장 많은 케냐는 물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물을 이용해 화훼를 재배하고 있고, 심지어 물이 오염되면서 주민들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페루 역시 생존을 위한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상당한 물을 이용해 포도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 센터장은 “산업적 농업의 노동력 착취와 물 부족 문제 등은 유럽 등 선진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문제의식을 갖게 했고, 로컬푸드와 슬로푸드 같은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케냐산 장미 등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로컬푸드는 이러한 문제를 언제든지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허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로컬푸드라고 해서 100% 환경적이고 공정하다고 할 순 없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된 글로벌푸드와 달리, 로컬푸드는 문제를 인식하면 언제든지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롭다”며 “얼마 전 국내 한 생협 생산자들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공정하고 좋은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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