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는다 <1>성장하는 곤충산업

 

곤충이나 농축산부산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소재 개발과 ICT융복합 스마트팜 농장 등은 농업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이끌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장수풍뎅이와 귀뚜라미의 식품원료로 등록추진과 스마트팜 농장 시범사업이 확대되면서 농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농업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분야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시장규모 2980억원…개발·사육·식품화 투자 확대 필요
영양학적 가치 높아…'곤충식품' 긍정적 인식 확산 과제


곤충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2980억원으로 추산된다. 분야도 학습·애완곤충, 화분매개곤충, 천적곤충, 사료·의약용 곤충 등으로 다양하다. 향후 식용곤충의 다양한 상품개발과 이용, 식용곤충의 영양·기능성을 부각해 기존 식품문화로 자연스럽게 접목될 수 있도록 곤충식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확대는 과제다.

동시에 식용곤충에 대한 개발과 사육에서부터 식품화하기까지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뒷받침을 통해 곤충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요하다. 또 천적곤충과 화분매개곤충, 축산분뇨와 음식물쓰레기 분해곤충 등은 친환경농업에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애완과 학습, 의학, 식용 등의 분야에 더욱 연구개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강필돈 농진청 곤충산업과장은 “정부는 지난 2010년 2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공포해 곤충의 법적지위를 부여한데 이어 2011년 1월에는 ‘곤충산업육성 5개년계획’도 발표해 전문인력 양성과 전문기업·농가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발전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곤충의 영양학적 가치는 타 육류인 닭·소·돼지·생선 에 뒤지지 않는데 곤충종들의 단백질 함유량은 6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지방을 비롯한 철, 아연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 등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영양적 가치와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이용의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곤충은 친환경적이고 사료와 노동력이 절감되어 경제성이 높다. 또 1년에 여러번 세대가 순환되므로 빠른 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 1)㈜크리켓팜은 2000년부터 15년동안 귀뚜라미를 사육해 온 전문농가로 연간 600만 마리의 귀뚜라미와 3만톤의 갈색거저리애벌레, 200마리의 슈퍼밀웜을 생산해 연간 1억8000~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크리켓팜
"애완동물별 맞춤형 귀뚜라미 사료 개발할 것"

15년동안 귀뚜라미 전문사육
물고기·파충류 동물모임 찾아
사료 홍보…시장 개척 열성
연간 2억원 매출 달성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크리켓팜(대표 김종희)은 지난 2000년 4월부터 15년동안 귀뚜라미를 전문적으로 사육해온 국내 최고 수준의 농가로 손꼽힌다. 현재는 2300㎡규모 농장에서 연간 600만 마리의 귀뚜라미와 갈색거저리애벌레 연간 3만톤, 슈퍼밀웜 연간 200만 마리를 생산해 연간 1억8000~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종희 대표는 곤충인 귀뚜라미 사육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할 것을 예견하고 4년간의 준비 끝에 2000년 귀농을 강행했다. 초기에는 전국 56개 사육농가들이 협의회를 만들고 귀뚜라미를 분양받아 의욕적으로 사육을 시작했지만 출하처를 못 찾아 대부분의 농가들이 폐업하는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귀뚜라미를 이용한 사료를 효과적으로 시판하기 위해 김 대표는 관상용 물고기 사료시장부터 공략했다. 특히 관상용물고기 동호회를 찾아 제품의 특징과 영양학적 우수성 홍보에 주력했다. 동시에 애완용 파충류동물 수입 매니아들의 모임도 찾아다니며 제품을 적극 알리고 홈페이지 구축에 공을 들여 인터넷판매도 확대하는 등 3여년 동안 시장개척에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움직였다.      

김종희 대표는 “생산 초기에는 판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애완동물 동호회나 애완동물판매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판매망을 점점 확대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초기 3년동안 수익이 전무했지만 2004년부터 조금씩 수익이 발생했고 지금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됐다”며 그동안 시장개척 과정을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개, 고양이, 고습도치 등의 애완동물의 영양간식으로 귀뚜라미를 시판하고 있으며 밀웜이나 귀뚜라미 가루는 사료용 캔에 첨가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귀뚜라미 사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먹이선정과 적정한 사육밀도를 꼽았다. 자칫 먹이부족이나 과도하게 밀집사육을 하게되면 서로 잡아먹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귀뚜라미는 1세대가 60일 정도인데 13~15일이면 알에서 부화되고 이후 45일정도 자라는 만큼 시장에서 수요시기와 이에 맞춰 출하시기를 적정히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내년에 귀뚜라미가 사료용뿐 아니라 식용으로도 허가가 나면 시장의 수요를 감안해 생산량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년에 정부가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에 따라 시장이 단기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현재 건조 귀뚜라미가격이 kg당 20만원으로 비싸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고 빠르면 내년부터 식용으로까지 용도가 확대되면 경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시장전망이 밝아 자녀에게 이 농장을 물려주고 체험농장으로 꾸미는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히고 “각각의 애완동물별로 맞춤형 배합프로그램 개발 등 특화된 귀뚜라미사료 개발이나 애완동물 단기 위탁사육 농장 운영 등도 계획하고 있다”며 향후 농장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김종희 대표는 “곤충산업이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성장하지는 않는 만큼 아직 시장이 미성숙단계임을 감안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해지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2)황규민 대표는 국내 대기업 화장품회사에 근무하다 우연히 초등학생인 아들의 학습용 장수풍뎅이를 잡아준 것을 계기로 현재는 연간 20만 마리를 전문적으로 사육하면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장수풍뎅이 사육 전문농
"고부가가치 분야…판로 꼼꼼히 따진 후 생산을"

연간 20만 마리 사육
교육·애완용으로 입소문
사육할 땐 질병관리 가장 중요
곤충체험마을 건립 구상


“장수풍뎅이는 애완용이나 학습용으로 도매기준 1마당 1만원 수준에 시판되는 고부가가치곤충입니다. 여기에 빠르면 내년부터 식용이나 약용으로 시판이 허가되면 시장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황규민 곤충하우스 대표는 장수풍뎅이 사육분야 최고전문가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현재 황 대표는 대전 유성구 성북동에 연간 20만 마리 사육규모의 장수풍뎅이 사육 전문농장을 운영하면서 연간 1억8000만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대기업 화장품회사에 근무하다 우연히 초등학생 아들의 장수풍뎅이를 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야산에서 처음 1마리를 잡아 사육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처음 1마리에서 2마리로 늘다가 3개월 만에 아파트 베란다가 온통 장수풍뎅이로 가득할 정도로 번식력이 좋았다”며 첫 사육할 때를 회상하고 “2001년에는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해 본격적으로 장수풍뎅이 사육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2001년에는 장수풍뎅이 전문판매장을 오픈하고 인터넷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판매처가 부족했으나 아이들의 교육용이나 애완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주문량이 늘기 시작해 지금은 전화주문, 인터넷 주문은 물론이고 대형마트에도 도매로 물량을 납품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장수풍뎅이 사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질병관리로 꼽았다. 

그는 “장수풍뎅이는 밀식사육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염의 우려가 가장 큰 만큼 한 곳이 아닌 순환 사육해야 한다”고 밝히고 “동시에 철저한 환기와 온습도 관리에도 노하우를 터득해야 폐사없이 성공적으로 사육할 수 있다”고 사육 시 가장 주의할 점을 지적했다.

장수풍뎅이는 자연상태에서 1년 정도 생존하지만 사육하면 알에서 10일간 부화하고 애벌레로 5~6개월, 번데기 1개월 성충으로 3개월 등 약 10개월 정도 생명기간을 갖고 있다는 것.

황 대표는 또한 “현재 애완용 사육형태를 유지하면서 향후 식용화가 법적으로 허용되면 즉각 식용사육 형태로 전환을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현재 대전시에서 성북동을 곤충체험마을로 지정하고 곤충박물관 건립 등을 지원해 주고 있어 체계적인 곤충체험마을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장수풍뎅이 사육에 대해 “아무리 좋은 품질로 장수풍뎅이를 생산해도 판로를 확보못하면 소용이 없는 만큼 무조건적인 생산보다는 판매망 확보여부에 따른 생산량 조정도 중요하다”고 마케팅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곤충산업이 장기적으로 비전이 있고 고부가가치 분야이지만 현실적으로 생산에 돌입 할 때는 필요한 자금과 농장부지 확보 등의 여건을 꼼꼼히 체크하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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