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상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것들이 여럿 있다. 이중에서도 ‘가격’과 ‘품질’이 구매를 하는 과정에서 주요 결정 근거가 된다. 가격과 품질의 적절한 조율 속에 구매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농산물’에서만 품질보다 가격이 우선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봄 시즌을 맞아 대형유통업계 간 벌어지는 가격경쟁도 그러한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 딸기를 예로 들자면 품질은 외면한 채 우리 딸기가 저쪽 딸기보다 싸다는 식의 과당경쟁이 유통가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경쟁하는 딸기를 보면 상품성에 의심이 들게끔 한다. 무름현상은 기본이고 일부 부패된 물건도 목격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딸기 즉 농산물 소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싼값에 한번 구매해본 소비자들은 “올해 딸기 맛이 없네”라며 딸기 재구매를 하지 않는다.

또한 품질보다는 가격위주의 농산물 소비 마케팅은 ‘수입산’이 들어오는 길을 더 넓혀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농산물은 싸고 봐야 한다는 식의 여론은 저가의 수입산에겐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농산물 구매의 1순위가 ‘품질’에 맞춰져야 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이 더 기를 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언론에서도 이러한 마케팅이 중요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 농산물에서는 유독 더 맞는 말이 되게 해야 한다.

김경욱 기자 유통팀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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