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최근 자신들에게 쏠리는 관심이 부담스럽다. 새누리당의 안덕수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12일 의원직을 상실했고, 윤명희 새누리당(비례) 의원은 자신의 이름을 딴 쌀 제품을 판매하면서 ‘상임위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한 영리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국회법 위반여부를 추궁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의원은 조만간 상임위를 이동할 듯하다. 며칠 새 일어난 일들로 농해수위가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일은 아쉽게도, 농해수위에서 계속 반복돼 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배기운 전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김선동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12일 의원직을 잃었고, 19대 국회 하반기에 새로 들어온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제주 서귀포) 의원은 8월 4일 검찰로부터 입법로비 혐의로 소환통보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개점휴업 중이다.

농해수위는 19대 국회 후반기 시작부터 19명의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19명이 모두 자리를 지켜도 농해수위는 정부를 소관 부처로 두고 있는 12곳의 상임위(총 18곳) 중 4번째로 적은 규모다. 그러나 이마저도 메우지 못하면서 늘 힘에 부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농해수위는 ‘여·야가 없다’는 생각에서 늘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없는 살림에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게 농업계의 판단이다.

또다시 농해수위가 위기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3명의 의원의 빠진 농해수위는 위기임에 분명하다. 올해만 봤을 때 농해수위가 한 일은 전혀 없다. 2월 9일 ‘구제역 및 AI 방역대책’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 현안보고, 그것 하나뿐이다. 농식품부를 포함한 소관 부처 및 기관에 대한 새해 업무보고도 아직이다. 농해수위가 사실상 마지막 19대 국회인 2015년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와중에 일련의 사태까지 겹쳤으니 농업계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왕좌왕할 것인가. 올해는 쌀이 관세화된 첫 해인데다, 한·캐나다 FTA와 한·호주 FTA가 본격 발효되고, 한·중 FTA 협상도 서명을 앞두고 있다. 또 3·11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농협개혁을 둘러싼 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도농간 양극화 심화, 농업 예산 축소 등 주요 농정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농해수위가 흔들려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간 해왔듯, 애정을 갖고 농해수위원들은 일당백(一當百)으로 발품을 팔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우리 농촌에서 농민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래서 농업을 이어갈 수 있는 큰 틀을 세워가는데, 농해수위가 제 역할을 해주길 농업인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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