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설서 승마장 제외…말산업육성법서 정책 총괄해야”

▲ 지난 6일 서울 aT센터 대회의실에서 ‘말산업 육성과 발전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는 말산업 육성 정책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와 관련 업계 종사자의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국민농업포럼과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발전포럼 등이 주최한 ‘말산업 육성과 발전방안 토론회’가 지난 6일 aT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공동주최를 맡은 김춘진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발전포럼 상임대표(보건복지위원장)를 비롯해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해 ‘국회차원에서 말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토론회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말산업은 6차 산업

참석 의원 “국회가 말산업 육성 지원”
6차산업으로 주목, 경마 활성화 약속


aT에서 열린 말산업 육성방안 토론회에서는 국회의원 다수가 참석해 ‘국회차원에서 말산업 육성책 지원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 주최를 맡은 김춘진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발전포럼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말산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육성시켜야 할 부분”이라면서 “과거에 말은 부자들만 타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 말을 키우는 농민도 말을 탈 수 있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고, 학교에 적응 못하는 학생도 승마를 통해 인성교육의 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면서 농촌의 새로운 소득산업으로서의 말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김 상임대표는 또 농어촌형 승마장 육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농지전용 문제에 대해서도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에게 “해결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면서 “여러분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남 위원장도 “국회의원이 하는 일 중에 제일 중요한 일이 입법 활동”이라면서 “대한민국 처음으로 말산업 육성법 제정법을 발의해서 통과시켰고, 지난해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말산업 특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한 축종에 불과했던 말이 6차 산업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마필 선진국은 종부사업 하나당 1억씩 받는가 하면, 장애우 재활승마가 활성화 되고 국민 스포츠, 여가로서 승마가 각광 받고 있다”며 6차 산업으로의 발전을 강조하는 한편, “마육이 새로운 단백질의 보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등산이 활성화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커진 것과 마찬가지로 승마가 본격화되면 장구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말을 단순 축종으로 이해하고 경마로 이해했지만 이제 말산업 육성법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영을 통해 6차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정읍)도 “말산업 육성은 농해수위에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건전경마 육성과 승마 산업 육성, 그리고 말고기를 식품으로 육성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도 “승마 인구가 4만5000명 정도고 목장은 390개가 전국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국과 비교해 적은 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서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재 전 한국마사회 회장은 “말산업의 발전은 경마에 덧붙여 승마가 활성화될 때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고, 말과 관계된 조직들과 문제들이 복잡한데 이를 객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토론회가 필요했다”면서 “오늘과 같은 공개적인 토론의 장에서 합리적인 경마의 선진화, 사행산업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말산업 발전에 함께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말산업 육성 정책과 개선방안

올해 말산업 인프라 구축에 228억 투입, 말산업특구 1곳 추가 지정 계획
사감위 규제일변도 경마 정책 도마위…말산업 육성·발전포럼 발족 제안도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도농교류 활성화·농가소득 증대·일자리 창출 등 말산업을 대표적인 6차 산업인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하고, 말산업 육성 5개년 계획 4년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올해 농식품부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말산업 인프라 구축에 모두 228억원을 들여 공공·민간시설 15개소와 거점승용마 조련시설 1개소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며, 지난해에 제주에 이어 말산업 특구 1개소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라면서 또 생산기반 구축과 농가 경영개선에 대해 “총 38억원을 지원해 전문승용마 생산농장을 올해 30개소를 추가로 육성하는 한편, 동결정액을 수입해 승마용 씨암말을 대상으로 130두를 교배해 생산을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학생승마체험 사업을 1만4000명으로 확대하고, 1만톤의 말 공급용 수입조사료 쿼터 배정, 승마시설에 대한 경영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경영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유소년 승마단에 대해서도 10개소에 대한 창단과 운영을 지원하고, 승마대회도 14회 개최하는 한편, 소년체전에 승마종목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어 그는 “수요확충과 연관산업 활성화를 위해 총 83억원을 들여 말고기 요리법을 개발·보급해 말고기 시장을 넓히는 한편, 지역별 말 문화 축제를 발굴해 이를 콘텐츠화 하기로 했으며, 통계구축과 말 질병 및 방역체계 구축도 지원된다”고 덧붙였다.    

관련 법률과 제도개선 분야에서는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상의 체육시설의 정의에서 승마장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2조에 체육시설의 종류로 운동종목을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승마장이 포함돼 있다”면서 “2개의 부처가 승마장에 관한 각각의 법률을 가지고 있어 통합적인 정책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중 체육시설의 정의에서 승마장을 제외하고 말산업 육성법에 승마장 전체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도록 해 말산업 측면에서 승마장을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말산업 육성법 제정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했으나, 부처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국회차원의 관심과 개선을 요청했다.

경마산업 선진화 분문에서는 사감위의 경마에 대한 규제일변도의 정책추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병선 한라대 교수는 “경마매출은 말산업의 원동력으로 이익금의 70%가 특별적립금으로 적립돼 축산발전 및 말산업정책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2012년 이후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손익분기 매출인 6억원에 미달할 경우 특별적립금을 한 푼도 적립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감소의 원인에 대해 “스포츠 토토나 카지노 등 경쟁산업의 성장과 경마상품의 품질 개선의 한계 등과 함께 규제정책과 경마에 매겨지는 고세율이 문제”라면서 “사감위가 구매금액제한·전자카드제 도입·장외발매소 및 온라인 발매 규제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세금은 레저세 등이 16%, 기타소득세가 22%나 돼 배당손실율이 증가, 경마 피해의식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사행산업 규제로 인해 불법 도박의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 같은 규제정책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연구를 통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세금도 레저세는 인하하고, 기타소득세는 종합소득 합산과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논의하고 개선하기 위해 가칭 말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포럼 발족도 제안됐다. 정승헌 건국대 교수는 “말산업 육성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6차 산업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가칭 말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포럼발족을 제안한다”면서 “구성범위는 말산업계, 정부와 사감위까지 포함하고 소비자·언론계·시민단체까지 참여해 말산업을 잘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해 산업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과 국민적 인식개선, 말산업 확충으로 경제활성화에 기여 등을 포럼의 발전지향점으로 삼았다.

그는 “마사회법이나 말산업 육성법을 통해 농촌경제 활성화 견인하는 한편, 건전한 레포츠로서 경마산업을 시민단체와 함께 홍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말과 관련된 문화를 만들고 이것이 삶의,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해야 한국의 새로운 문화로서 말산업이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정토론

경주마 능력 향상 지원 다양화 시급
승마·경마 수요 창출 선결과제
농가 말 생산으로 수익 얻게 해야


지정토론에서는 경주마 능력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농어촌형 승마장이 성공하기 위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경마와 승마산업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영복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한국마사회가 국내산 경주마 생산을 위해 1993년부터 외국산 암말을 들여와 생산을 시작했고, 우수한 경주마 생산을 위한 질적 향상을 위해 경쟁에 돌입했다”면서 “생산 씨암마를 교체해 우수한 자마 생산을 위해 많은 비용이 추가되고, 여러 가지 지원을 받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우수한 경주마 생산하려면 우수 씨숫말도 필요하고 가격이 몇 십억씩 하기 때문에 마사회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국산마 자급 70%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육성시설이 열악하다. 생산의 질을 높이는 투자가 많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남신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장은 “승마 인구가 늘어나도 승마장에서는 수익구조가 나오기 어렵다"면서 "유럽 선진국처럼 말 생산 육성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농촌에 가면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됐다는데 어떤 지원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구체적인 대답을 못 한다”면서 “농어촌형 승마장에 씨암말을 줘서 승마장에서 길러서 팔 수 있는 계기를 지원해줘야 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수익구조가 이뤄져야 말산업 육성대책이 농민에게 와 닿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은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면 승마·경마산업은 의미가 없다”면서 “먼저수요창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전 총장은 “1차 5개년 계획이 내년에 끝이 나면, 2차 계획을 세울 때 수요자 확대·고객서비스·안전강화 등은 물론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에 대한 승마유인책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농지법에 농어촌형 승마장이 당연히 포함돼야 하며, 더 나가 산지 등에도 승마를 포함한 말산업 시설이 들어갈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한호 서울대 교수는 “전 세계에서 단일축종을 가지고 특별법을 제정한 것은 우리나라 말산업이 최초인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모든 농산물 분야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럴 때 말산업이 또 하나의 축산이 되고, 국민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이 돼야 한다”면서 “가칭 말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포럼 조직에 대한 제언을 구체적으로 검토, 구체적인 안을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우·안형준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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