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과 (사)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농어민신문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주영·김성찬·이만우·류성걸 국회의원(이상 새누리당)을 비롯 전국 각지의 여성농업인 100여명이 참석해 여성임원할당제 도입에 따른 일선 농·수·산림조합의 추가적인 대책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여성농업인 스스로 능력 발휘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져야”



“여성농업인 더 많은 역할 하길”

 

▲개회사/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우리 농업·농촌의 50% 이상이 여성농업인이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못 해왔다. 이번에 여성조합원이 30% 이상인 지역조합은 여성임원 1명 이상을 당연직으로 선출해야 하는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월 1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여성후보는 1%가 채 안되는데, 4년 뒤에는 조합장의 10%가 여성농업인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여성임원할당제 도입 큰 성과”

 

▲인사말/이길성 (사)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농업·농촌에서 여성농업인들의 역할과 비중이 늘어가는 반면, 지역농협만 남성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여성조합원 30%이상인 조합은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출하도록 강제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를 통해 우리 농업과 농촌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여성농업인이 잘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 협력”

 

▲축사/이주영 새누리당 의원=해수부 장관 재직시절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사회각계각층에 여성들이 진출하고 있는데, 수산업계에도 여성들이 진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국 어촌계 여성들은 대부분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수협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원양어선도 타는 시대가 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주제1/외국의 여성임원할당제 도입사례와 시사점
“여성임원비율 높은 기업, 여성 근로자 비율 높아져”

의회 여성비중 높은 국가일수록
국민소득 불평등 수준은 낮아져

 

▲문미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우리나라의 여성인력 활용은 과거에 비해 제반 여건이 호의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인력의 활용과 고위직에서의 여성비중은 낮은 편이다. 실제로 공공기관 임원 수에서도 여성임원 비율은 11,3%에 그치고 있고, 2013년 한국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9%로 45개국 중 44위를 기록했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럽연합(EU)은 20% 여성할당을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고,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2004년 정부소유 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 모두에 이사회 양성대표성 40% 확보를 위해 회사법을 개정했다. 호주는 이사회의 여성이사 비율이 늘지 않으면 꼭 보고서를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사회 여성임원비율이 높을수록 기업 내 여성근로자 비율이 높아지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조합의 경우에도 여성조합원 증가가 여성임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여성임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도 상당한 관계가 있다. 실제로 2007년 이사회 여성비중과 자선기금과의 관계를 보면, 여성이사가 3명 이상인 기업이 여성이사가 없는 기업보다 28배 높은 자선기금을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임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쟁이나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에도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더불어 의회의 여성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소득에서의 불평등수준이 낮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국가차원의 범주에서 수위를 낮춰 지역조합 등 현장의 조직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주제2/지역농협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 방안
“여성조합원 역량 강화 교육 맞춤형 계획 수립해야”

농협·농식품부 전담기구 마련을
지역농협 여성위원회 설치해야

 

▲허헌중 좋은농협만들기 전국운동본부 집행위원장=지역농협에서 여성임원할당제가 제 역할을 하고 효과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여성조합원의 주체역량 강화와 주체적 참여 활성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농협중앙회 단위 및 도본부 차원의 전담부서 설치가 요구된다. 특히 여성조합원 역량강화 교육 및 관련사업 지원을 위한 ‘맞춤형 기본계획’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이는 농식품부의 제4차 여성농업인육성 5개년 기본계획과 연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농식품부 역시 독립된 여성농업인팀을 꾸려야 한다. 현재 여성농업인을 복지개념에 포함시키다보니 예산이나 관련사업이 축소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농업·농촌의 절반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산업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정부의 기본예산이 성인지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수립돼야 한다.

특히 지역농협의 여성조합원 관련 사업의 지속적, 조직적 추진을 위해 전문위원회가 중요하다. 여성이사가 위원장을 맡는 이사회 산하 여성위원회를 설치, 자체예산과 사업계획을 갖도록 조합 연차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지역농협의 사업계획에서도 ‘여성조합원육성기본계획’이 반드시 수립 추진돼야 하며, 이를 중앙회 교육지원사업과 연동시켜야 한다.

여성조합원과 여성농업인단체는 7월 1일 지역조합의 여성임원할당제 시행을 전후해 ‘우리 조합의 여성조합원 주체역량 강화 및 주체적 참여 활성화 방안’에 관한 의견수렴 및 사업계획 개발을 위한 지역토론회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도 여성임원할당제 활성화 방안을 약속하고 실천할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


#종합토론

능력있는 여성이 지역조합 발전 이끌 수 있게 역량 강화 등 뒷받침
경제·신용사업 실적 등 여성조합원에 불리한 대의원 자격요건 개선

 

▲윤광일=여성임원할당제 도입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여성임원을 강제로 할당하는 개념보다는 능력 있는 여성농업인들이 지역조합의 발전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여성농업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농업회계 실무과정 등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특히 농협 등 생산자단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농협 핵심리더 역량강화 교육’을 신규 추진한다. 향후 여성리더 발굴을 위한 예산확보에도 노력하겠다.

▲최병철=지역농·축협 전체임원 중 여성임원 비율은 4.0% 수준이며, 이번 3.11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여성조합장 후보는 19명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여성임원할당제가 시행되면 2년 이내에 여성조합원이 30% 이상인 전국 410여개 지역농협에서 여성이사가 배출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전체 여성이사 비율도 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여성조합원이 30% 이하인 지역농협에 대해서도 지도를 실시해 전체 여성임원 비율이 10% 이상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역농협 평가에 여성임원 가점을 부여하고, 동시에 여성조합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종순=여성임원할당제 도입을 골자로 한 수협법 개정안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수협의 경우 전체 이사 689명 중 15명이 여성이사로 2.2% 수준이고,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33개 조합은 여성조합원 비율이 30% 이상으로, 향후 여성이사가 선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협에선 여성임원 확대를 위해 전국여성어업인연합회 조직을 지원하고, 전문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어촌지역개발리더 교육에는 여성이 50% 이상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지속적인 계도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달우=산림조합의 경우 현장의 특성상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돼 있고, 여성조합원의 비중은 13.5%로 미비한 상황이다. 산림 소유자 대부분이 영세산주로 상속에 의해 산을 소유하고 있어 여성산주가 상대적으로 적고, 임업통계상 남녀구분이 안 돼 있어 여성조합원 가입 안내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임원할당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산림조합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돼 여성조합원 가입확대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으며, 앞으로도 산림경영컨설팅 행사와 방송 등을 통해 여성조합원 가입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계획이다.

▲정은미=아직도 농촌에 가면 여성임원할당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임원할당제지만 경영능력을 갖춘 분이 임원이 돼야 한다. 여성 스스로 능력을 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현재 지역농협은 경제·신용사업 실적 등 대의원 및 임원의 자격을 두고 있는데, 이는 여성조합원에게 굉장히 불리한 조항이다. 여성조합원에게 국한해 대의원 및 임원 기준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여성인력 육성이 큰 과제다. 인재를 발굴하고 역량에 맞게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옥희=경제사업 이용실적이 남편으로 처리된 경우가 많아 자격요건 미달로 대의원 선출에 출마하지 못하는 여성조합원들이 있다. 대의원선출에 대한 변경사항을 적어도 6개월 전에 여성조합원들에게 공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성조합원을 교육하는 전담직원 배치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우리 여성조합원들도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활동도 활발히 해야 한다.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참여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될 수 없다.

▲윤명희=이번 토론회가 여성임원할당제 도입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우리 여성농업인들이 주체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준비된 여성농업인들이 만들어가야 한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참/석/자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좌장)
윤광일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
최병철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 농촌복지팀장
박종순 수협중앙회 어촌지원단장
이달우 산림조합중앙회 회원경영개선팀장
정은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이옥희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농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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