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비용 절감 비율, 초기 30~40→20%로 뚝"

가격 kg당 350원으로 100원이나 오르고 국제 유가 하락해 절감효과 퇴색
운송비도 최대 35만원 '큰 부담'…난방기 보급 확대·지속 사용 유도 '한계'

▲ 최근 농업 현장에서 높은 가격 탓에 농업용 목재팰릿난방기가 사용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펠릿협회에서 조사한 연료별 동일열량 및 가격단가비교표를 보면 목재팰릿 및 경유 발열량은 각각 4500kcal/kg, 9010kcal/ℓ로 목재팰릿 2kg을 소비해야 경유 1ℓ 열량을 낼 수 있다. 반면 하우스용 목재팰릿난방기에 사용하는 산업용 및 주택용 원료 가격은 1kg당 298~338원(2015년 1월 1등급 기준)이다. 벌크 상태가 아닌 20kg 단위로 포장된 원료 구입 가격은 1kg당 350원이다. 목재팰릿 초기 산업용 공급 가격에 비해서는 1kg당 100원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운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데 수도권 인근은 7만원(5톤 기준), 충북 괴산 등에서 공급 받으면 17만원이다. 수입 제품을 전남 여수에서 공급받게 되면 3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경유는 근거리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받지만 목재팰릿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최근 국제 유가가 급속하게 하락하면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도입초기보다 많이 퇴색됐다. 2013년 이전에는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1ℓ 1000원(경유 기준) 내외였으나 지금은 700~800원대에 불과하다. 당분간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목재팰릿 난방기 보급 확대나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장려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목재팰릿 난방기를 제조하는 성을기 두성농기(주) 대표는 “면세유 가격이 높았을 때는 에너지비용 절감 비율이 30~40%였는데 지금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라면서 “이 정도 절감효과로는 하우스 농가들에게 적극 사용하도록 동기 부여하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농업현장과 달리 식품업체나 한전산하 발전자회사 등에서는 목재팰릿 보일러를 선호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샘표, 농심 공장 등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목재팰릿 보일러로 교체했다. 정부가 농식품분야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를 도입하자 신재생에너지로 원료를 바꾼 것이다. 목재팰릿을 이용하면서 연료비도 20~30% 줄었다고 한다.

특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도입으로 인해 발전사 목재팰릿 사용량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2년부터 시행된 RPS는 발전사 전기발전 원료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발전사에 공급되는 목재팰릿 물량이 크게 늘었다. 원료 수입량을 보더라도 2012년도는  16만 4597톤이었으나 2013년 48만 4668톤, 2014년 184만 9462톤에 육박했다.

발전사 등에서는 3등급 정도의 목재팰릿을 사용하기 때문에 농업용 원료와 별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목재 부산물로 원료를 제조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만큼 저렴하게 원료 공급을 기대하는 농민들의 기대와 달리 수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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