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과잉으로 낙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FMD(구제역) 발생이 이어지면서 낙농목장 체험객 수까지 줄어들고 있어 낙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잉여원유 문제 해결 감감
구제역 덮쳐 목장체험 인기 뚝
인건비·전기료 부담 허덕


최근 잉여원유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 유업체의 경우 쿼터 초과 물량은 집유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낙농가들은 고육지책으로 잉여원유 대부분을 치즈나 요거트 등 유제품 원료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각에서는 생산 쿼터를 10% 가량 감축하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잉여원유에 대한 잉여원유에 대한 뚜렷한 해결방안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FMD 발생으로 낙농체험 신청자까지 줄어 낙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도 여주에서 낙농체험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옥향 은아목장 대표는 “팜스테이와 치즈 만들기 등 목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FMD 발생 이후 체험 신청자가 뚝 끊겼다”면서 “농촌관광 특성상 비성수기인 겨울엔 신청자가 많이 줄어드는 편인데, 이번 겨울엔 질병발생으로 체험 신청자를 거의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아목장의 경우 인기 티브이프로그램에 소개된 까닭에 평소에도 신청자가 많았던 곳. 조 대표는 “드문드문 방문 문의를 하는 신청자의 전화도 목장주 입장에서 질병 전파가 우려돼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2월에는 체험 신청자가 1000여명이었지만, 올 겨울 통틀어 100여명만 목장을 방문했다. 신청자가 줄어들면 인건비가 문제가 된다. 이에 조 대표는 “우리처럼 가족이 운영하는 곳은 괜찮지만, 종업원을 두는 곳은 인건비 지급에 힘이 든다”고 말했다.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이선애 대표의 목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겨우내 목장체험 신청자를 한 사람도 받지 못했다. FMD 발생으로 목장체험 신청자가 없는 것이다. 이 대표의 목장은 숙박시설이 없고 당일 체험만 제공하고 있다. 그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구분 없이 항상 체험신청자가 많았다”며 “특히 방학 기간 주말이면 목장이 학생이나 가족신청자로 가득했고, 주중에는 5~6팀정도는 찾았다”고 말했다. 신청자가 끊긴 현재 이대표는 비싼 전기료가 부담된다고 한다. 신청자가 끊겨도 유제품 제조·저장 시설은 가동해야 하는데, 체험목장에 적용되는 전기가 산업용으로 구분돼 전기료 부담이 크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잉여원유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함께 낙농체험목장 운영 차질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낙농가들의 목소리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축종에서 가축질병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정 축종의 농가에만 지원을 하게 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체험목장에 대한 지원을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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