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농업인 소득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컬푸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올해 초 (사)로컬푸드운동본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박철수 대표(54)는 소위 ‘유통전문가’로 불린다. 행정고시 26회(1982년)로 공직을 시작, 농수산부 유통정책과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안전담당관 등 유통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판매시설 확보·농가 조직화 숙제
기존사업 내실화·조직역량 높일 것
민간단체와 소통하고 협력
로컬푸드 확산 중계역할 충실히


“어느 분야가 전공이냐고 물으면 유통이라고 말합니다. 1995년 통상협력과에서 WTO비준 당시 쌀 협상에 참여했고, 유통정책과장을 하며 소비와 산지를 이어주는 역할도 했죠.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로컬푸드운동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30여년 공직생활의 풍부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박 대표는 로컬푸드의 핵심가치로 농민들의 소득안정을 꼽았다. “유통은 농산물을 돈으로 바꾸는 겁니다. 로컬푸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규모화된 농산물은 도매시장과 농협, 대형유통업체 등에서 대량거래가 가능하지만, 영세농가들은 판로가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최소한의 품질만 보장된다면 제값에 팔릴 수 있도록 로컬푸드가 활성화 돼야 합니다.”

로컬푸드운동본부의 올해 사업방향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로컬푸드 확산’으로 귀결된다. “현재 완주와 김포, 양평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컬푸드 농산물을 판매할 시설과 농가조직화 문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죠. 로컬푸드운동본부는 정부의 로컬푸드 정책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궁극적으로 로컬푸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중계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사업의 내실을 기하고, 조직의 역량강화를 서두를 방침입니다.”

특히 박 대표는 로컬푸드 확산의 유력한 수단으로 꾸러미 사업을 강조했다. “로컬푸드 확산을 위해 꾸러미 사업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 고향 영천의 경우만 해도 지역인구가 20만에서 10만 가량으로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울산과 부산 등 인근지역의 향우회 규모는 더욱 커져 있습니다. 로컬푸드 꾸러미가 활성화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출행인사와 고향을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박 대표는 로컬푸드운동본부 외에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민간단체, 나아가 산학관연의 힘을 한데 모으는 ‘구상’을 하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의 성패도 민간진영의 협력에 달렸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로컬푸드 관련 민간단체가 산발적으로 활동하다보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분산돼 있는 민간단체는 물론 산학관연이 힘을 모아야만 로컬푸드가 이른 시간 내에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간단체들과 소통하고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소규모 영세농가를 위한 로컬푸드 운동의 실현을 재차 다짐했다. “최근 정부에서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는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정책이 확산되고 발전되기 위해선 우리 같은 민간단체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로컬푸드 확산으로 영세농가들의 농산물이 제값 받고 팔 수 있고, 나아가 지역사회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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