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MBC에서 방영하든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할 때다. 당시 신동엽의 사회로 청소년 문제를 다룬 ‘하자! 하자!’라는 코너에선 0교시로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밥차를 제공해 아침밥을 먹였다.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 덕분에 ‘밥을 먹어야 공부도 잘 된다’는 인식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급변하는 사회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우리의 밥이 주식이었던 우리의 식생활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한편에선 즉석밥이나 컵밥처럼 밥을 활용한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밥이 사라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를 보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78.2g으로 전년보다 5.8g(3.2%) 감소해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가장 많았던 1970년 373.7g의 47.7%에 불과하며,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980년 이후 30년 넘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밥 한 공기를 쌀 100g으로 가정하면 하루에 밥을 두 공기도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살펴보면 2006년 78.8㎏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80kg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급기야 2012년엔 69.8㎏으로 70kg조차 무너졌으며 2013년 67.2㎏, 2014년은 65.1㎏을 기록했다. 

반면 1인당 연간 기타 양곡 소비량은 8.7㎏으로 전년보다 0.6㎏(7.4%) 늘어나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기타 양곡 중 잡곡(25.0%), 두류(19.0%), 고구마와 감자 등 서류(3.7%)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예전보다 먹거리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를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지금의 쌀 소비감소세는 이대로 그냥 둘 수 없는 상태다.

쌀은 우리에게 ‘식량’ 이상이다. 이순신 장군에겐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국가였으며, 누군가에겐 생명이었고, 문화이자 삶 그 자체다. 그리고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쌀을 다시 한 번 화두로 던진다. ‘밥이 보약이다.’

전남지역취재본부 안병한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