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격 40% 상승…농가 난방비 부담에 사용 못해

▲ 경기도 광주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박윤배 씨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설치한 터널에 비닐과 보온재를 덮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신재생에너지 이용 및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온실이나 버섯사 등에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으로 농업용 목재팰릿난방기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산림부산물을 재활용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꾸준하게 지원되는 사업이다. 특히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각각 30%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만큼 난방비 부담을 느끼는 농가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그런데 최근 농업현장에서 목재팰릿난방기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하락한 반면 목재팰릿 가격은 지난해보다 오른 것이다. 목재팰릿 공급에 대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업현장에서 외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팰릿 직접 옮기는 일 등
육체적 부담도 만만찮아


▲현장1=경기도 광주의 완숙토마토 재배단지에서 단동하우스 5동을 관리하는 박윤배 씨는 지난 2011년 목재팰릿난방기를 설치해 지금까지 사용 중이다. 단동하우스는 난방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2중으로 필름을 설치하고 다겹보온커튼까지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다시 터널까지 설치해 비닐과 보온재로 덮어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박 씨는 “지난 1월 하순에 정식하고 난방을 시작했는데 매년 7톤 정도의 목재팰릿을 사용한다”라면서 “팰릿 2kg으로 기름 1ℓ의 열량을 얻는 것으로 예상하는데 지난해까지 해볼 만했는데 올해는 부담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우선 매번 목재팰릿을 직접 보조탱크에 넣다보니 육체적인 부담이 심하다고 한다. 20kg 단위로 포장된 팰릿 15포 정도를 매번 옮겨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윤배 씨는 “기름은 공급하는 방법이나 관리가 편리한데 팰릿난방기는 불편한 부분이 많다”라면서 “나이를 먹다보니 무거운 팰릿 옮기는 일이 점점 힘겨워 진다”라고 밝혔다.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설치해 놓은 터널에  아침저녁으로 보온재를 열고 덮는 일도 상당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난방비를 최대한 아끼는 방법이지만 일정 시기까지는 토마토 줄기를 유인줄에 결속시키지 못해 작황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그는 “터널을 설치해도 연료비 부담 때문에 내부 온도를 육묘장에서 관리한 19℃까지 올리지 못하고 15℃로 유지해 줄 수밖에 없다”라면서 “목재팰릿 가격이 1kg당 350원에 육박해 마음 놓고 난방을 못하는데 농업용만이라도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공급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당 가격 250→350원 인상
보조금 받아도 비싸 무용지물


▲현장2=충남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이주남(가명) 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팰릿보일러 가동을 중단시켰다. 공급업체에서 250원(1kg 기준)에 구입했던 목재팰릿 가격이 갑작스럽게 100원 인상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업용 면세유보다 난방비를 30~40% 절감할 수 있어 팰릿난방기를 사용해 왔는데 더 이상 사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더구나 한 때 1ℓ당 1100원(경유 기준)까지 치솟았던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600원 내외까지 급락한 실정이어서 팰릿난방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한다. 

이 씨는 “동절기에 온실을 운영하는 농가는 난방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갑자기 원료가격이 40%나 상승해 경유난방기를 사용 중이다”라면서 “우리 지역에서 매년 10대 이상을 보조지원 받았으니 상당히 많은 팰릿보일러가 공급돼 있는데 사용하는 농가는 2~3곳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으로 인해 큰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목재팰릿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농업용으로 올 물량이 줄어 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라면서 “마땅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비싼 난방기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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