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주변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사고의 유연성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생각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비단 개인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전남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나무은행 사업이다.

나무은행은 숲가꾸기, 도로개설, 산지 전용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제거해야 할 수목을 재활용하거나 일반인으로부터 기증받아 공공기관, 공원, 복지시설에서 조경수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무은행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우선 소중한 자원인 나무가 버려지는 것을 막았다. 그동안 도로공사 등으로 산림을 훼손할 때, 나무는 그저 없애야 하는 장애물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 나무가 소중한 자원이 되는 것이니 이 보다 큰 가치변화는 없다. 현재 전남도가 나무은행을 통해 보관중인 나무의 가치만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둘째 제거해야할 나무를 재활용해 공원이나 가로수 조성에 활용하면서 예산절감 효과가 크다. 일반적으로 가로수나 조경수로 활용되는 나무는 한 그루당 수십~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다. 전남도는 지난 한해에만 3억9000만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나무를 옮기고, 다시 심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난해 전남에서만 연인원 1300명을 고용하는 효과를 거뒀다.

나무은행 뿐만 아니다. 순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중인 ‘농업인 월급제’(벼 약정수매 대금의 일부를 월급형태로 선지급해 농가의 경영안정 유도)도 전국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월급제가 도입되면, 농업인들은 은행에 이자를 물어가며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생각을 바꾸면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뀌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생각을 바꾸면 나라가 바뀐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새로운 생각, 새로운 정책이 곳곳에 필요하다. 농업현장도 마찬가지다.

최상기 전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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