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찾은 청정계 건물 내·외부에선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쓰레기와 폐자재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청정계 소속 100여 농가 출하처 구했지만 임시계약 '좌불안석'
농가당 3000만~4000만 원 피해…채권 회수 방안 등 대책 논의


중소 육계계열업체인 ㈜청정계가 최종 부도 처리된 지 2개월여가 흘렀지만, 청정계 부도 사태로 사육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등 농가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청정계 소속 100여 농가 모두 타 계열업체로 이동해 납품처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청정계를 찾았을 땐 주인 없이 텅 빈 건물만 덩그렇게 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청정계 관계자들이 드나들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오질 않는다”면서 “지금 공장엔 아무도 없고 가끔씩 내가 나와 건물 관리만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멈춰버린 공장처럼 청정계 소속 계열농가들의 피해도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로 계열농가 100여명은 사육비 등을 돌려받지 못해 약 4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가당 피해액은 약 3000만~4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도 피해 농가들은 채권회수 방안 등을 놓고 대책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홍범철 청정계비상대책위 위원장은 “다행히 소속농가들이 다른 계열업체로 이동하긴 했지만, 여전히 40여억원의 채권이 남아있다”며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보상에 대한 진전도 없고, 해결 방안도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계열농가 100여명 모두 마니커와 엠씨푸드, 해마루 등 타 계열업체로 출하처를 구해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임시로 계약된 것이라 불안한 상황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범철 위원장은 “계열업체들과 계약을 맺기 이전에 일부 농가들은 일반 유통업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닭을 넘겨 손해를 본 상태”라며 “지금은 대부분이 계열업체로 출하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임시로 출하하는 것이라 또 입추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타 계열업체가 청정계를 인수해 공장이 가동되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로선 채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청정계를 인수할 업체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양주시는 피해농가들을 위해 경영자금 지원을 계획 중에 있다. 양주시 관내에 있는 청정계 소속 계열농가는 1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양주시는 2~3월 중으로 이들에게 3000만~5000만원까지 1.5% 금리로 경영자금을 융자지원할 계획에 있다.

송진영 양주시 축산팀장은 “양주시 차원에서 청정계 소속이었던 농가들의 피해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타 계열업체의 인수에 관해서는 “인수 의향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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