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도전…가난한 촌부서 ‘농업예산 지킴이’로

▲ 임명희 동해시의회 의원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1월 의원정례회의’ 안건을 검토하고 있다.

가난한 촌부에서 동해시의 ‘농업예산 지킴이’로 거듭난 임명희(56) 의원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단어는 ‘도전’이다. 옥수수 재배, 돼지와 소 사육, 한과공장 운영, 한국어 강사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왔고, 앞으로도 “할 일이 많아서 너무 행복하다”는 임 의원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출하 앞당긴 옥수수로 농업과 인연
축산영농후계자, 한국어 강사까지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으로 ‘무한변신’


농촌으로 시집온 임 의원이 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첫아이를 출산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이다. 새벽장에서 우연히 본 옥수수가 계기가 됐다.

“어느 날 시금치를 팔러 새벽장에 나갔는데 제철보다 앞서 출하된 옥수수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걸 보고 이거 다 싶었어요. 그래서 옥수수를 판매하는 분을 계속 찾아가서 옥수수를 빨리 재배하는 방법을 여쭤봤고 결국 비닐을 이용해 재배하는 방법을 알게 됐죠. 당시 1000평 남짓한 밭에서 보리를 재배하고 있었는데, 가족들을 설득해 옥수수를 재배했고 결국 7배가 넘는 수익을 남겼어요. 그때 아버님께 인정을 받았어요.”

임 의원은 열악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축산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혼반지를 팔아 장만한 돼지 3마리가 밑천이 됐다. “당시 송아지 한 마리가 48만원 정도 했는데 1년을 키우면 100만원을 받을 수 있겠더라고요. 축산관련 책을 다 읽어보고, 돼지를 팔아 소를 장만했죠. 그때 기술자 한명을 불러 축사를 직접 지었고, 기반을 잡을 수 있었어요.”

마침 1995년 임 의원이 축산영농후계자로 선정되면서, 소를 26마리까지 늘렸고 이중 17마리를 팔아 집을 새로 지었다. 이후 소를 40마리까지 늘렸지만, 주거지역과 인접해 더 이상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다.

“길을 건너면 주거지역이라 소를 많이 키울 수가 없었어요. 안정적인 수입원을 고민하던 중에 ‘농촌여성일감갖기’란 사업에 선정돼 축사를 헐고 한과공장을 지었죠. 한과기술을 열심히 익혔는데 문제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평생학습관에 한국어 강의를 나가기 시작했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임 의원은 수필로 ‘등단’할 만큼 뛰어난 글솜씨를 자랑한다. 지금은 서예를 전문적으로 배우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동해시의회 비례의원 제의가 들어온 것도, 이처럼 끊임없이 도전하고 공부하는 임 의원의 평판이 좋게 작용한 덕분이다. 지금은 동해시에서 ‘농업예산 지킴이’를 자임하며 활약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예산심의에서 농업예산이 원안대로 통과되는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후문.

한여농도회장 지내면서 복지에 관심
도 농업예산 원안 통과에 역할 톡톡
맞춤형 복지정책·연금 보장되길


한여농강원도연합회장을 지낸 임 의원은 특히 농촌여성들의 복지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여농 활동을 하면서 농촌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외지의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병원가기도 힘들잖아요. 그래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같은 맞춤형 복지정책이 시급히 도입될 필요가 있어요. 또한 농촌에선 노동력이 떨어지면 경제력도 함께 떨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후보장이 취약한 부분을 연금 등으로 보장하는 제도가 수반돼야 합니다.”

의회활동을 하면서 농업농촌 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는 임 의원은 끝으로 시민들, 특히 농업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민원을 해결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농업계를 대표해서 의회에 온 만큼 농촌현장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는 게 당장의 가장 큰 목표예요.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농민의원이 정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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