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농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상당한 투자를 수반하는 분야여서 균일한 품질로 생산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이에 정부 및 지방자체단체는 2009년부터 시설원예품질개선사업을 통해 원예전문단지의 현대화 및 규모화로 재배환경이 개선된 측고(처마높이) 6m 높이의 온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국내 시설농업 면적 약 5만3000ha 중 90%는 단동하우스이며, 난방이 가능한 10%의 온실도 노후화되고 재배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시설현대화 온실 대부분이 측고 2~3.5m의 1-2W형 연동하우스나 와이드스판형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설농가들이 온실 환경개선을 위한 일환으로 온실측고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측고 인상 필요성, 장단점 대한 연구계, 농민대표 등 전문가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 일시 : 2014년 12월 11일(목)     • 장소 : 전남 장흥 관산읍사무소 회의실


#주제발표

"시설농업 개선 경험·개념 공유돼야"

 

▲이성춘 (주)이원 기술이사=시설농업에 있어 모든 기술은 생산비 절감과 고효율, 저비용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신기술이라 명명하는 것은 최소한 생산비나 설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가운데 온실 측고 인상이 시설농업에 있어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온실 측고인상에 앞서 그 이유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이러한 해답은 네덜란드에서 찾을 수 있다. 네덜란드는 유리온실에서 경쟁력을 보이는데 시설농업 초기부터 유리온실 밖에 없었기 때문이며, 온실 측고의 인상에는 작업 높이의 변화가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1.5m이다. 작업 높이, 작물 생육 높이에 트러스나 스크린, 보광등을 설치할 수 있는 1.5m의 공간이 온실 측고라고 할 수 있다. 온실의 폭은 1.6m의 배수로 증가하는데 이는 작물의 잎 길이, 작업자의 팔 길이 등을 고려한 수치다. 기둥 간격은 작물하중과 적설풍압에 따라 규격이 정해진다. 이렇게 정해진 규격이 각 작물별 표준 온실의 규격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표준이나 규격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세계와 경쟁해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실수가 공유되지 않으면서 경험과 개념이 부족하다. 실제로 경남 지역에서 배기열회수장치가 실패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신기술이라는 명목으로 판매됐다. 조금만 생각하면 현장에서 적용이 되지 않는 기술임에도 경험과 개념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시설농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의 기본 인식도 많이 결여돼 있다. 현장을 다녀보면 온실 내에서 용접을 하거나 파이프의 이음새에 나사를 사용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용접이 필요한 경우는 이미 설치 전에 용접을 끝내야 하고 각 이음새는 볼트나 너트로 해야 된다. 그래야 하우스 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다.

결국 온실 측고 인상은 이러한 전제들이 복합적으로 선행되고 이해돼야 가능하다. 아울러 국내 시설농업에도 외국처럼 농가와 유통, 컨설팅, 펀드사, 시공사 등이 연합체를 구성해 자금을 유치하는 등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참여 주체들의 공동 책임과 작업이 가능해 질 것이다.


#종합토론

일시에 많은 자금 투입…소농 부담
대부분 용접 작업…태풍에 위험
시설구조·안정성 확보 '해결과제'


▲이현우 교수=최근 우리나라 시설원예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농가들을 중심으로 환경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첨단온실 신축사업 등으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요구에 비해 합당한 기술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좌담회가 마련됐다.

▲위희환 대표=시설원예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환경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진다. 환경개선을 위한 기술은 충분하지만 열악한 시설농가 환경 속에서 대규모 환경개선에 투자하는 것은 일부 농가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규모 농가에서도 온실측고를 인상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측고 인상을 하면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15년 동안 농사를 지었는데 항상 시설 문제로 불안했다. 노력은 했지만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측고 인상을 하면서 재배환경이 개선돼 지금은 마음이 편하고 앞으로 더 좋은 재배기술을 연구하게 됐다. 다만 이 조차도 실행하지 못하는 농가들은 여전히 어렵게 농사를 짓고 있다. 

▲안수민 대표=환경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인데 각종 생산비가 모두 올랐다. 생산비와 수입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모두 노동력으로 대체하다시피 했는데 한계에 부딪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 오른 것이 온실측고 인상이었다. 처음 온실측고를 2.5m로 시작하고 나중에 4.5m로 올렸는데 작황에서 차이가 났다. 이후에 6m까지 올렸는데 지금 5년이 됐다. 지금 작업자들이 4.5m 하우스에는 잘 안 들어가려고 한다. 그만큼 환경개선이 됐다는 얘기다. 수익에서도 6m 온실에는 3.3㎡당 4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지만 4.5m 온실에는 20만원대에 불과하다. 결국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농산물의 구조에서 측고 인상은 수익성과 부가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일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농가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만큼 정부에서 측고 인상과 같은 개보수에 금융 지원이 있어야 한다.

▲권준국 연구관=농가실태 조사나 현장의 반응을 보면 최근 하우스의 측고가 높으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여력이 되면 온실의 측고를 높이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실제로 파프리카나 토마토 생산 농가들은 환경개선으로 생산성이 30% 이상 높아졌다고 얘기한다. 문제는 온실 측고를 인상하면서 시설구조나 안전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이 용접을 통해 측고 인상을 하는데 이럴 경우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올 경우 하우스가 쓰러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농가들에게 적극 권장을 못하고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시민 부장= 유리온실 자재의 인증이나 검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점은 농가의 소득증대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조합에서도 각 작목별로 현장에서 잘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더 좋은 제품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제품의 개발에 표준이 없다. 조합에서는 향후 시설원예 분야에서도 표준을 제정해 해외 수출은 물론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방문진 사무관=시설농업은 고도의 기술이 결합된 자본집약적이다. 그렇다 보니 자금에 여유가 없는 농가들의 입장에서 온실측고 인상을 하는데 기존의 시설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내년 사업에도 지원을 강화할 것이지만 결국 판단은 농가의 몫이다. 다만 세부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다. 앞서 구조적인 안전성과 더불어 농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들이 점검돼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온실측고를 인상하면서 기존의 환경제어나 난방시설 변화, 시설투자에 대한 부분 등이 해당할 것이다. 그동안 시설농업에서 설계, 시공, 에너지, 환경제어 등 각 부분에서 체계화 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체계화 된 매뉴얼을 갖출 수 있도록 논의하는 협의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이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공·환경제어 등 체계화 안돼있어
매뉴얼 마련할 협의체 구성 필요
농가 교육 필수…이수땐 자금 지원


▲권준국 연구관=유리온실은 과거 농어촌공사에서 설계를 한 이후에 그 맥락이 끊겼다. 이유는 유리온실의 증가가 거의 없었고 비닐하우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최근 7개 품목에 대한 작물별 전용온실을 개발했다. 이 전용온실은 농가들의 반응과 실태조사를 토대로 개발된 것이다. 대규모 농가에게는 맞지 않겠지만 일반 농가에 맞는 모델이 될 것이다.

▲이현우 교수=환경개선을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온실측고 인상은 분명 효과가 있다는 것이 농가와 연구기관의 의견이다. 문제는 온실측고를 인상했을 경우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인상에 앞서 구조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측고 인상에 따른 비용이 적지 않은데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안전 문제는 전문가들을 통해서 해결해야겠지만 금융지원은 정부에서 해결해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춘 이사=우리나라 농업이 바뀌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교육이다. 교육은 철저하게 농가들 자부담으로 가야한다. 그래서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 정부의 보조 사업을 지원하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안수민 대표=실제로 20년 동안 시설원예 농사를 지으면서 전기개폐기 하나 못 만졌다. 그런데 교육을 받고 전기회로도 직접 만들고 농가에서 가동도 하면서 경영비를 절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온실측고를 올린다면 왜 올려야 하고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 사업이 우선 진행되고 이를 수료하면 인센티브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등의 정책도입이 필요하다.

▲방문진 사무관=교육을 우선 실시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정부지원 사업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는 것에는 동의한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 볼 것이다.


#청중의견

측고 개선해도 경영비 큰차이 없어
실질적 추가수익은 최대 2배 상승


▲신동창 화신농건 대표=온실측고를 인상하면서 에너지는 얼마나 더 소비가 됐고 생산량은 어떻게 변했는지 실제 농가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

▲안수민 대표=연간 총액으로 난방비가 얼마 더 소요됐는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의 소득을 추가로 올렸느냐가 더 중요하다. 온실측고를 인상한 다음 난방비가 좀더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추가 수익은 1.5~2배 났다. 여기에 병해충 발생도 줄고, 유인작업에 필요한 비용도 줄었다. 그런데 사실 경영비는 큰 차이가 없다. 난방비 하나만으로 온실측고 인상에 따른 비용이 더 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

이동광·김영민 기자 leedk@agrinet.co.kr

#참석자
이현우 경북대학교 교수(좌장)
방문진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
권준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
이시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부장
위희환 대경영농조합법인 대표
안수민 안스퓨어팜영농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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