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줄기에 뿌리를 내려 수액을 빨아먹는 기생생물인 참나무겨우살이가 온난화의 영향으로 제주 서귀포시 일대 고지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지난 3년간 제주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참나무겨우살이의 분포현황 및 숙주 특성에 대한 조사 결과 서귀포 효돈동 해안에서 해발 220m 높이까지 참나무겨우살이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요 분포지의 서식 밀도도 1ha당 38.6개체로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참나무겨우살이의 분포 중심지가 일본 남부, 중국 남부 등 동아시아 아열대 지역인 점에 비춰 제주지역이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서귀포 지역 내 서식지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꼬리겨우살이과에 속하는 상록성의 나무로 크게 자라면 키 2m, 굵기 6cm에 달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기생식물 중에서는 가장 대형으로 알려져 있다. 생장과정에서 숙주가 되는 나무에서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숙주의 가지가 말라 죽거나 심하면 숙주가 되는 나무를 고사하게 한다.

현화자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아열대성 기생식물인 참나무겨우살이가 온난화가 진행되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예측돼 경제성이 높은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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