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든 돈사관리 척척

▲ (왼쪽)김영용 대표는 축사시설에 IT설비를 연결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기기제어를 하고 있다. (오른쪽)애니포크 영농조합법인은 액상급이시스템의 도입으로 생산비 절감 효과를 누렸다.

지난 2010년 한·EU간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었을 당시, 축산농가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삼겹살 개방 등에 직면한 양돈업계에서는 생산감소가 연간 733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전남 영광의 애니포크 영농조합법인 김영용 대표도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20년 전 귀농해 축산업을 해왔던 그는, 축산물시장이 개방되면 관련 농가 역시 고사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상당히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애니포크 시설 설비 IT 연결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
액상급이시스템 구축해
생산비 절감효과 톡톡


김 대표는 그때부터 2년 동안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관련 시설을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연구했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뿐 아니라 미국과 국내의 양돈 시설 등을 찾아다녔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2012년 최신식 설비의 축사를 건설하기 시작해 2013년 입식하고, 올해 드디어 본격적인 양돈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총 6만6000여㎡의 대지에 사육면적은 1만4800여㎡로, 총 1만5000두를 사육하고 있다.

애니포크의 시설은 모두 IT 설비와 연결돼 있다. 인터넷 환경만 갖춰져 있다면 어디에서든 축사시설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고,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축사내부의 온도를 확인하고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돼지들이 하루 동안 얼마나 먹었는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등이 모두 자동으로 기록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1년간의 전체 데이터를 저장해 평가할 수 있다.
애니포크의 시설 중 생산비 절감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단연 액상급이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물과 사료 또는 액상부산물과 곡물 및 액상원료를 큰 믹싱탱크에서 일정 시간 배합 한 후, 펌프 펌핑과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정 장소의 급이통에 배합된 액상사료를 일정량 반복적으로 급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믹싱 및 급이량, 급이 속도, 급이 시간, 급이 장소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조정하게 된다. 즉 일정 돼지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고, 주지 않을 수도 있으며, 먹는 양도 조절할 수 있고 또 전부 기록해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설비는 현재 축산농가에 요구되고 있는 동물복지에도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김영용 대표는 “이 축사는 유럽의 동물복지관련 법률 기준에 맞추어 설비를 갖췄다”고 설명하고 “덴마크 국영 농장에 비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시설”이라고 말한다. 또한 김 대표는 “백화점 등에서 이러한 시설을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공개하기도 한다”면서 “열린 농장, 클린 농장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다가가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경영 첫 해이니만큼 아직 회계연도가 끝나지 않았으나, 김영용 대표는 “생산원가를 15%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른 소득 증가도 자연스레 기대되고 있는 상황.

김영용 대표는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연구해서, ICT 등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면 축산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조심스레 희망을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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