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선두주자 강동구

▲김종건 강동구청 로컬푸드팀장이 싱싱드림 매장에 진열된 농산물을 살펴 보고 있다.

‘친환경 도시농업’은 강동구청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친환경 농산물 직매장인 ‘싱싱드림’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매장 ‘싱싱드림’ 성장곡선
“안전하고 저렴” 충성고객 증가
두부·주스 등 가공품 생산 추진
식자재 공급학교 100곳으로
영유아보육시설까지 진출 계획

농촌도 아닌 서울의 강동구에서 농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책을 중점 추진하는 점이 의아스럽다. 왜일까? 이들이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주목한 것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이다.

강동구의 주요 정책은 도시농업 활성화 교육∙지원과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 시스템 운영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도시농업 활성화 교육∙지원사업은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밥상’, ‘도시농업 분야 예비 창업자 지원’, ‘친환경농업 체험학습장 운영’ 등으로 구분된다.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 시스템 운영사업은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매장’, ‘관내 친환경농산물의 학교 및 영유아 보육시설 식자재 공급’, ‘친환경농산물 사용 음식점 인증제’ 등이다.

이중 친환경 도시농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커뮤니티 모임인 소셜 다이닝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큼 호응이 높다. 사업비도 연간 1억300만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6월 11일 공식 개관한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매장(싱싱드림)도 1년여 만에 등록회원수가 5001명(10월 말 기준)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저렴한 가격에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평균 판매액은 지난해 75만7410원(2013년 5월29일~12월31일)에서 98만7540원(2014년 1월2일~10월31일)으로 30.1% 신장했다. 최근에는 평균 120만원까지 올랐다.

아직은 싱싱드림 참여농가가 고작 30농가에 불과하고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도시농업의 특성 때문에 갈 길이 멀다. 실제 이 매장의 농산물 품목수는 158개다. 통상 로컬푸드 매장이 250~300개의 품목을 전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김종건 강동구청 로컬푸드 팀장은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지 못하는 점이 우리 매장의 최고 약점”이라며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도심에서 농사 경험이 있는 사람, 친환경 농산물을 원하는 사람 등 충성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선 도시농업 분야 예비 창업자 지원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부와 주스 등의 가공품을 팔기 위한 시설 마련에 착수한다는 것. 김종건 팀장은 “농가의 수익도 올려야 하고 손님들의 선택폭도 넓히기 위해 두부와 주스 등의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자라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학교 또는 가족 단위로 친환경인증농가를 방문해 직접 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친환경농업체험학습장 설립이 바로 그것이다. 김종건 팀장은 “외국의 아이들은 산에서 나무를 꺾어 직접 밥을 만들도록 하는 교육을 유치원에서 한다. 자립심을 키우고 사회성을 높이는데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41개 학교에 공급되는 식자재 공급 대상 학교도 100개 학교까지 확대하고 영유아보육시설에도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팀장은 “초등학생만 돼도 이미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밥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 영유아시기부터 체계를 잡아야 하지만 어린이집, 유치원 등 소규모 보육기관은 영양사도 없이 마트 등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가격도 높고 안전성과 신선도 등은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급식비로 충분히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며 “급식비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장점이 있는 만큼 영유아시기부터 급식이 친환경 지역농산물이 식재료로 공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강동구 도시농부 어경룡·이순엽 부부
“싱싱드림 소비자가 좋아하는안전 농산물 생산에 힘쓸 것”

▲막 수확한 적치커리를 자신의 이름이 적힌 포장박스에 담고 있는 어경룡, 이순엽 씨 부부.

서울의 동쪽 끝, 강동구 고덕동 수변생태공원 일대에 가면 수백동의 비닐하우스가 끊임없이 펼쳐져 있는 이색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친환경 쌈채소를 재배 중인 도시농부 어경룡(61)·이순엽(60) 씨 부부는 올해로 16년차인 베테랑 귀농인이다. 모 건설회사 연구원 출신으로 명퇴를 한 후 부인과 함께 뒤늦게 농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재배를 시작한 작목은 상추. 이후 치커리, 적근대, 오크립, 컴프리 등으로 재배품목을 늘려갔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지하수를 활용한 순환식 수막재배시스템도 갖췄다. 6년 전 남다른 노력 끝에 ‘무농약 인증’도 획득했다.

연구원 출신답게 농사 틈틈이 수년간 컴퓨터와 씨름하며 직접 개발한 ‘농장경영관리프로그램’은 그의 보물 1호다. 엑셀을 활용해 정식에서부터 병해충 방제, 출하시기, 출하량, 거래가격 등을 꼼꼼히 기록하면 그가 짓고 있는 15개 하우스의 동별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가 자동으로 계산돼 나온다. 농장 경영은 점차 체계를 잡아갔다.


하지만 문제는 판로였다. 도매시장에 납품한 친환경 농산물은 제값을 받지 못했다. 직거래를 해보고 싶어 주변 식당이나 매장 등을 돌아다녀봤지만, 그것도 녹녹치 않았다. “품질은 인정하지만, 품목 수가 너무 적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 그에게 강동구의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매장인 ‘싱싱드림’ 개장 소식은 무엇보다 반가웠다. 지난해 6월 문을 열자마자 거래를 텄고 지금까지 꾸준히 납품 중이다.

“아직 납품 물량이 많진 않지만 무엇보다 내 손으로 안전하게 키운 농산물을 우리 지역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한다는 사실이 기쁘다”는 어 씨는 “싱싱드림을 찾는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선호는지 잘 살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더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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