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나 관심 있는 지자체 자체적으로 수입 제각각
제주서 생산, 활용방안 모색하고 있지만 걸음마단계


전문승용마 공급이 말산업 육성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 그리고 지자체들이 각자도생을 하고 있다. 말산업육성법에 따라 사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이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와 한국마사회는 자체적으로 외국에서 말을 수입해 승용마 생산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편 특구로 지정된 제주도는 내륙이 제주에서 생산된 승용마를 사용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 공급기반 구축은 미진한 상황이다.

지난 24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국내 승마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의 발표내용을 종합해보면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전문승용마 생산농장 100개소 육성을 목표로 지난 1월 번식마 28두를 들여왔다.이와 함께 올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번식마 95두를 더 들여올 계획이다.

도입된 종은 세틀랜드포니·웰시포니·하프링거·하노버 등 웜블러드 3개 품종으로 유아와 청소년, 성인 등 계층별 승마활성화를 위한 품종으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입장이다. 도입된 말을 이용해 전문승용마를 생산하려는 농가는 5년간 소유하면서 의무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며, 올해 45개소에서 사육하고 있다.

경북도도 ‘아메리칸 쿼터 호스’(American Quarter Horse) 105두를 지난 2013년과 올해에 걸쳐 도입했다. 이를 활용해 도내 전문 생산농가 100호를 육성하고, 경북대 상주캠퍼스에 번식거점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영천과 상주 등지에 전문 조련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올 초 국내 최초로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도는 제주경마장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라마 경주가 2020년 중단됨에 따라 이를 승용마로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지만 아직 시작단계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이날 국내 승용마 수요시장 예측을 통해 “총 소요두수는 5820두로 이중 더러브렛이 49.6%, 한라(제주)마 36.3%, 웜블러드 12.2%, 포니 1.9%이며 2009년 승마장에서 구입한 승용마두수는 총 897두로 웜블러드가 107두, 한라(제주)마 319두, 더러브렛 436두, 포니 17두였다”면서 “도내 생산여건은 승마장 관계자들이 경주 퇴역마 기승순치를 통해 승용마를 생산하고 있지만 망아지 때부터 승용마로 조련되는 경우는 전국적으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말산업육성대책이 나온 이후 한국마사회 및 각 지자체가 동시에 실적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국내 말산업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 추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말산업 관계자는 “컨트롤 타워가 없는 상황이고, 마사회를 비롯해 말산업 육성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 마다 각각 외국에서 말을 들여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돼지분야에서 과거 상당기간 종돈장과 인공수정센터가 각자 종축을 수입해 오던 방식을 바꿔 유전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자는 논의가 한창인데, 승용마도 이런 시간을 상당기간 거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