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상표 붙여 ‘저가수출’ 충격

농협중앙회 현지조사결과관계당국 대책 마련 시급 황금배, 감천, 만수, 추황, 화산 등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배 품종이 세계 1위의 배 생산 및 수출국인 중국에 유출돼 한국기업과 한국인, 중국인에 의해 대량 재배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한국품종은 '한국배' '문경배' '대전배' 등 한글표기된 상표를 부착, 국산의 절반가격으로 수출 되고 있어 관계당국의 대응이 시급하다. 농협중앙회 중국사무소(소장 박창식)의 현지 조사결과 중국 산둥성에는 삼성의 협력사가 투자하고 한국인이 경영하는 100만평 규모의 '문경농산', 모 건설업체가 투자한 모 농산 등 5개시에 40여개 농장, 총 500만평의 한국인 농장이 운영중이다. 이들이 재배하는 품종은 신고배가 60% 정도이며, 이외 주요 품종으로 황금, 원황, 화산, 추황, 만수 등 한국 육성종이 있고, 이미 한국 묘목은 산둥성 거의 모든 지역에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된 한국품종의 배는 상당수가 수출시장에서 '문경배' '대전배' '신고배' '한국배' '한인배' 등 한글 표기된 상표를 부착하고 있는데, '한국배' 상표는 대부분 중국인이, 기타 지명을 활용한 배는 한국인에 의해 재배된 것이 대다수다. 한국품종의 생산지역은 산둥성을 벗어나 인건비가 저렴한 산시성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캐나다와 동남아시아 등 수출시장에서 우리배의 경쟁력은 매우 약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내 한국인에 의한 기술 전파로 중국산 수출배의 당도는 약 14brix로 국내산과 비슷하고, 중국의 '대전농산'에서 생산되는 배는 당도가 17brix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배의 캐나다 판매가격은 5kg에 21~28달러 수준이나, 중국산 신고배의 캐나다 판매가격은 5kg에 10~13달러로 한국산의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중국에서 수출권을 소유한 업체는 3곳으로, 이들 업체는 승인된 지역에서 생산된 물량만 수출할 수 있는데도 다른 지역의 배를 수집해 수출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중국사무소 관계자는 "한국배 라는 한글표기 상표는 중국 상표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는 만큼 소송을 통한 법적 대응을 비롯, 기술 및 품종보호 조치 등 농림부와 농촌진흥청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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