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발전법 시행 이후 최초로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는 말생산 거점’‘내륙은 말 이용기지’로 하는 내륙과의 동반발전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협중앙회는 제주지역 말 생산농가들 및 축협과 함께 마육브랜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달 26일, 제주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말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토론회를 열었다.



#제주 말산업 육성 어떻게

조련·승마거점센터 설치…내륙과 동반성장 추진
2017년까지 1142억 투입, 선진국형 말산업 육성

오세진 제주도청 1차산업 경쟁력강화지원추진단 말산업육성추진팀 사무관은 내륙과 제주간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오세진 사무관은 말산업 특구 지정에 따른 제주말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우리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따라서 내륙과 동반성장을 통한 발전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농가가 생산한 말을 승용마·경주마 등 용도별로 조련·순치시키는 등 기능마 생산을 위한 거점조련센터를 구축해 내륙의 말 수요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체험과 관광승마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에 적합한 말을 생산해 공급한다는 계획.

그는 “올해 말산업 특구 지정과 함께 농식품부로부터 지난 7월 말 조련 및 승마거점센터 설치 등 9개 사업에 대해 100억원의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추진 중”이라면서 “향후 2017년까지 승마분야 679억원·경마 229억원·마육 103억원·연관산업 70억원·방역 61억원 등 총 1142억원을 들여 선진국형 말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주요 사업은 △말 조련 및 승마거점센터 설치 △에코힐링 마로 건설 △경주마 수출계류장 설치 △말전용 조사료 생산설비 지원 △우수 씨수말 도입 △제주마 혈통보존 및 증식 등이다.

내륙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는 말 조련 및 승마거점센터는 2016년까지 99억원이 투자되는데, 실내외조련장과 마사·주로 등을 설치해 도내에서 생산한 말을 체계적으로 조련·순치해 우수한 능력의 말을 내륙에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경주마 수출계류장 설치는 향후 국내산 경주마 수출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으로 내년까지 20억원이 투자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1689억원 가량의 산업규모를 2020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

말고기 산업에 대해서도 오 사무관은 “기존 경주 퇴역마를 이용한 말고기 생산의 문제점을 보완해 캐나다나 일본 등에서 검정된 육용 전문 품종을 국내에 도입해 국내시장에 보급하는 한편,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는 말고기를 웰빙식품으로 개발해 대중화 하는데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말산업 추진 계획

비육마 조합원 조직화…2016년 조합원 100호로
농협마육브랜드사업단 출범, 전용가공센터 설치

안병우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장은 “농협은 말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 6차산업 신성장 동력 확보를 비전으로 말고기 생산·유통기반 조성, 말고기 시장확대 및 농협 시장 점유 제고, 협동조합 농촌 승마산업 기반 구축 등 3개 분야를 추진하고 있다”며 농협의 말산업 발전계획을 밝혔다. 말고기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우선 산지를 조직화 하는 한편, 전용도축장과 가공라인을 설치하고, 말고기 대중화에 노력해 2016년까지 현재 800여마리의 소비량을 3000마리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것.

우선 말고기 생산·공급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비육마 조합원을 조직화 하고 조합 생축사업을 통해 적정 공급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까지 조합원을 100호로 늘리는 한편, 조합 생축장도 2개소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 제주지역 축협과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농협마육브랜드사업단이 26일 출범했다.

또 제주축협 공판장에 도축라인을 증설해 말고기 전용 도축라인을 구축하고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용가공센터를 2016년까지 2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농협사료가 만들고 있는 말전용사료에 대해서도 사양단계별 사료개발은 물론 말 전용사료 공장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고기용 전문 비육마 품종개발도 추진한다. 올해 일본에서 연구용으로 3마리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품종개발 연구에 착수하는 한편, 생산부터 소비단계까지 이력제를 적용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비육마 생산이력제도 도입한다.

승마산업 발전을 위해 안성팜랜드와 제주에 말산업종합센터를 건립해 말생산·조련·유통·교육·승마·레져·연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농협 말산업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2016년까지 국내 승용마 핵심생산조합원 100호를 육성하고, 2016년에는 말품목조합을 설립해 말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농가의 연합체로 육성해 향후 말산업을 선도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토론회

말 도축장·가공장 시설 마련, 별도 조리교육을
구이 적합한 육용전용마 도입 두고 찬반 팽팽

마블링이 잘된 구이용 마육을 생산하는 데는 현재 제주에서 생산되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농협이 보다 적극적으로 말산업 전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말 도축장과 가공장은 별도의 시설을 갖춰야 하고, 조리도 말고기의 특성에 맞게 별도의 조리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론회에서 채현석 난지축산시험장 마필연구실장은 “24개월령의 한라마(제주산마) 15두를 활용해서 4개월·8개월·13.5개월 비육을 시켜 도축을 해서 비교해 봤더니 육질등급이 최하인 2등급을 받았다”면서 “최대 37.5개월을 키운 것인데 모두 같은 등급이 나왔는데, 이는 제주마와 더러브렛을 교잡시킨 것은 마블링이 잘 안된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구이용 말고기를 생산하려면 육용전용마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

이종언 제주마산업 이사도 “경기용으로 생산됐다가 경기용이 못되거나 이후 말고기로 생산되는데, 이런 자원으로는 육질을 개량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말고기 자원을 개조해야 하고, 그것이 비육하는 사람들의 공통적 의견”이라면서 “마블링 잘되는 품종을 도입해 좋은 품질의 것을 소비자에게 선보여 보고 그래도 안되는지 한번 봐야 한다”면서 말고기 전용 품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이수길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장은 “경주마·승용마 또는 그 부산물을 가지고 고기로 이용하자는 것이 제주도민 다수의 생각”이라면서 “비육전문용 말을 사육해서 대중화하려 했다가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기존 제주마와 제주산마를 사육하는 농가들이 이것을 다 없애고 일본에서 사육되는 품종을 들여와 키우는 것은 생산농가에도 우려가 있고, 성공할 확률도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반대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오영주 한라대 교수는 “제주산 말을 가지고 말고기 산업을 육성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빨리 생산해서 빨리 소비하는 것이 농가에게 이득이 되는데 이 분야는 승마도 경마도 아닌 식육분야이며, 승마와 경마는 그렇게 가고, 말고기는 말고기 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말고기는 주로 생식용이기 때문에 다른 축종과 달리 위생기준이 강해야 하고, 따라서 전용도축장과 가공장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면서 “또한 고기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 조리교육을 받은 사람이 조리하도록 해야 하고, 따라서 전문교육센터를 만들어 교육과 함께 매뉴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승헌 건국대 교수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농가의 소득안정화”라면서 “말산업육성계획 상 자자체의 역할, 말산업 육성전담기관으로서의 마사회의 역할,  그리고 연구분야를 뺀 나머지 모든 영역을 농협이 끌어안아 예산과 함께 조직인력을 정비하고, 제주도와 함께 농협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기수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농협중앙회가 실질적으로 말과 연계해서 대한민국 축산업의 주요자리에 말산업이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가 된 것 같다”면서 “많은 부분에 책임을 공감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6차산업화의 실질적인 내용이 말 산업을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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