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방송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친환경유기농업의 현실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KBS 방송 대응 비대위, 농가·소비자 교육 지원 지적
결과 중심 인증체계 강화 '토양 검사' 개선 목소리


KBS파노라마 방영을 계기로 친환경유기농업 인증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함께 유기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에 더욱 많은 예산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친환경유기농업을 지키는 KBS 방송 대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9일 서울 정동 소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친환경유기농업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KBS파노라마 방영을 통해 친환경농업계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기농업의 가치 재정립 필요=이날 주제발표를 한 이태근 흙살림연구소 회장은 KBS파노라마 방영에서 느낀 점을 두고 “유기농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하고 전문가도 없다 보니까 KBS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능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의 의미는 그동안 유기농이라는 말을 편하게 써 오면서도 정작 유기농의 개념과 가치를 알리는 것에는 미흡하고 정부의 정책도 인증농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집중되다 지금의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결국 유기농업에 대한 정의를 다시 재정립해야 하고 농가나 유통단계, 소비자들에게 이를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태근 회장은 “유기농 인증농가를 아무런 가치나 철학이 없이 인증을 내 주면서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인증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한다”며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유기농업의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주장과 반성은 소비자 진영에서도 제기됐다. 안인숙 행복중심생협연합회장은 “친환경유기농업이 환경을 살리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는 것에) 무심했고 인증제도에 치중한 것도 반성을 한다”고 전제한 뒤 “친환경유기농업을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환경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개발돼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친환경농업이 우리농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인식제고 사업을 많이 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인증 시스템에 대한 점검 병행=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KBS파노라마 방영 이후 추진하고 있는 인증에 대한 강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마련하고 있는 친환경농축산물 및 유기식품 등의 인증에 대한 세부실시 요령 개정안에 포함된 토양검사에 대한 부분은 반대의견이 많았다. 반대의 이유로는 토양잔류를 규정한 근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으며 선진국들도 유기농은 토양이 오염돼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들었다. 다시 말해 토양검사라는 것은 결국 인증 중심, 결과 중심의 인증체계를 강화하는 것인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영진 행복중심 생산자회 사무국장은 “선진국들은 유기농은 토양이 오염돼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며 “따라서 유기농을 해 토양이 개선되면 유기농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과정 중심의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영수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부회장은 “분석 중심으로 인증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며 “농가들 스스로가 자체적으로 관리를 하면서 올바른 유기농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오전 농산물품질관리원 인증관리팀장은 “토양검사는 인증을 받기 위한 심사단계의 한 과정이다”며 “또한 토양검사는 표본농가와 개별농가의 일부의 토양만 검사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너무 피해의식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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