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입량 누계치 쇠고기 16만 5000톤, 돼지고기 8만톤 육박
미국·EU산 물량 크게 늘어…영연방과 FTA 현실화 속 우려 고조

캐나다와의 FTA가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축산강국으로 일컬어지는 영연방과의 FTA가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7월 누계 축산물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미국과 EU로부터의 수입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우려된다.수입량 증가의 원인이 관세가 낮아진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국내 시장에서 미산 쇠고기와 경쟁해야 하는 호주가 FTA 국회비준을 서둘러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월 누계로 수입된 쇠고기는 총 16만5145톤으로 전년 누계 25만6435톤의 64%데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 국가는 호주로 8만7733톤이 수입되면서 53%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미국이 6만407톤으로 36% 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년 수입량과 비교하면 미산은 67%가 수입됐고, 호주산은 61%가 수입되면서 FTA가 체결된 미산 쇠고기 수입이 호주산보다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돼지고기도 7만9828톤이 수입되면서 전년수입누계치인 10만3840톤의 76%에 육박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4만2404톤으로 가장 많았지만 EU국가로부터의 수입도 전년누계와 비교해 79% 가량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들어서면서 미국에서 1만2000톤의 쇠고기가 수입되면서 전년동기에 비해 54.9% 늘어났고, 7월 누계치도 22.2% 늘어났다. 돼지고기는 EU로부터 수입된 량이 2만3000톤가량으로 84.6% 늘어났으며, 7월 누계치로도 27.8%가 늘어나는 등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난 것은 국내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함께 관세율이 하락하면서 수입도 늘어난 것으로 분서됐다.

미산 쇠고기는 올해 1~12월 사이 관세율이 32%로 FTA 첫해 37.3%에 비해 5.3%포인트 하락했으며, 삼겹살도 20.3%에서 15.7%로 4.6%포인트 떨어졌다. EU산 쇠고기도 FTA 첫해 37.5%이던 관세율이 올 7월부터 30%로 7.5%포인트 떨어졌고, 냉동삼겹살의 경우 22.7%에서 15.9%로 6.8%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7월들어 EU산 돼지고기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관세율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FTA를 체결한 국가로부터의 수입량이 증가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경고”라면서 “호주가 FTA 국회비준을 서둘러 달라는 압박을 우리나라 정부에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시장에서 미산 쇠고기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관세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예견한 것처럼 관세가 낮아지면 질수록 국내 축산업의 가격 경쟁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FTA 대책에는 산업기반 유지를 위한 내용들이 주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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