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도-농을 잇다 <2>농민 주도 '안성 로컬푸드' 승승장구

▲ ‘농산물 직거래 새벽시장(오른쪽)’과 ‘로컬푸드 직매장(왼쪽)’ 등 두가지 형태로 운영되는 경기도 안성맞춤 로컬푸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직거래 새벽시장 운영…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한계 보완
20% 이상 저렴…1일 유통체계 원칙·책임운영제 시행


“생산 농민이 직접 가격을 매기고 포장, 진열에 유통까지 하니 소비자들은 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인기 폭발입니다.”

지난 11일 오후 안성시 대덕농협 ‘안성맞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만난 한 농민의 말이다. 경기도 최대 농업지역인 안성시의 로컬푸드가 수도권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안성의 로컬푸드는 3년 전 시와 지역농협, 농업인단체, 참여 농업인 등이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범시민운동에서 출발했다.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밥상’을 생산자에게는 ‘안정된 소득’을 보장받기 위해 지역중심의 대안 농산물 유통체계를 만들기 위해 안성맞춤 로컬푸드가 만들어진 것.

안성 로컬푸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농업인 직거래 새벽시장’과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이는 모두 농민 주도형으로 운영된다. ‘농업인 직거래 새벽시장’은 지역농민들로 구성된 ‘안성시 농업인 직거래시장 운영협의회’ 주도로 지난해 5월 개장했다.

안성시 아양로변에 개설된 이 시장은 관내에서 생산한 우수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농업인이 시중가격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판매하며, 매일 오전 4시30분부터 8시까지 열린다. 50여 가지의 소량 다품목 농산물을 당일 생산판매하는 방식이며 생산 리콜제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참여농가는 200여농가로 평일은 40여 농가가 제철 농산물을 출하해 400만원의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 주말이면 서울 대도시 소비자들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와 70~80여 농가가 참여해 많게는 1일 800만원의 매출액도 올린다. 약 4시간 동안의 새벽시장 운영이 소농, 고령농들의 소득창출에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는 2012년 12월 ‘농업인 직거래시장 개설 및 운영에 관한 지원조례’를 제정, 시행해 시장 활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운영협의회는 새벽시장 농산물 판매액 목표를 연간 5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시와 함께 품질가격 경쟁력 확보와 고객 이벤트, 우수 농업인 인센티브제 시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안성맞춤 로컬푸드 직매장’은 4시간 운영되는 새벽시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대덕농협 하나로마트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7월 개장했다. 230㎡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202곳의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과일·채소·잡곡·축산물류와 친환경농산물·가공식품 등 150여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운영은 1일 유통체계를 기본으로 한다. 즉 참여농가는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수송해 가지고 나온 뒤, 포장에서 바코드 입력, 진열까지 직접 챙기게 되며, 판매하고 남은 상품은 그날 모두 수거해가는 책임운영제가 시행된다. 주로 소농과 고령농이 참여하는 새벽시장과 달리 직매장에는 보다 다양화된 품목의 체계적인 공급을 위해 전업농이 함께 참여한다.

직매장의 판매가격은 공판장과 재래시장, 대형마트의 시세를 취합, 20% 이상 싸게 매겨지고 있다. 이곳은 5개월여 동안 18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수직 상승하고 있다. 판매장에는 참여농가 사진과 안성시 농산물 지정서, 농산물 안정망 구축 협약서 등을 게시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

매장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농가에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판매대를 확인, 농산물이 많이 팔려나갈 경우 곧바로 채우고 있다.

또 로컬푸드 농가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자치단체의 직매장 지정서 게시 및 농산물안전망구축 협약서를 체결, 매월 20농가씩 안전성검사를 실시하고 검사결과를 게시해 먹거리의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사회적 배려자 및 소외계층 생산품목 전용판매코너를 개설해 지역사회에서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으며, 직매장 및 직거래시장을 일정 금액 상시 이용하는 지역내 음식점에 로컬푸드 사용업소 등을 배부해 지역내 소비 촉진도 도모한다.

특히 올해부터 1차 농산물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공, 체험, 도농교류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농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6차 산업화 시스템도 집중 추진하고 있다.

황은성 안성시장은 “로컬푸드 참여 농가를 위해 소규모 하우스시설 및 저온저장시설 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어린이집 등에 로컬푸드 공공급식 확대와 제철 꾸러미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소규모 거점농민 가공센터를 내실 있게 추진해 다양한 로컬푸드 가공 농산물 개발과 연중 공급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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