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

순천·화성시,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로 활성화 추진
식재료 안전성 확보·품질 제고, 농가소득 향상 주목


로컬푸드를 활용한 학교급식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역농가와의 계약재배 확대는 물론 지자체, 교육청, 농가, 농협 등 학교급식관련 주체들 간 협력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로컬푸드가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학교급식과 로컬푸드의 연계 사례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로컬푸드를 학교급식에 공급하면서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농가소득 향상 효과를 얻고 있는 전남 순천시와 경기 화성시 모델에 주목했다. 두 곳 모두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로컬푸드 조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4년 전국 최초로 로컬푸드 지원조례를 제정한 순천시는 친환경농산물 공급주체인 순천농협 등 지역농협과 지역 농가간의 계약재배를 통해 학교급식에 필요한 농산물의 약 75%(쌀 포함)를 공급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로컬푸드 공급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량공급과 품목 다양화가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지역농가와의 계약재배를 적극 추진한 것이다. 유통경로가 단축된 로컬푸드 공급이 늘어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연계가 강화되고, 자연스럽게 학교급식 식재료의 품질 및 신선도가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경기 화성시의 경우에도 로컬푸드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과 더불어, 지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품목 및 물량의 확대를 위해 계약재배 농가에 대한 지원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설치비용(70%)과 친환경인증 비용(60%)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계약재배 농가의 판로확대를 위해 시에서 직접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읍·면 주민센터와 연계해 직거래 장터를 수시로 열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과 직거래 장터가 방학기간 계약재배 농가들의 판로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황성혁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일별 식단변화 등 학교급식의 특성상 다양한 품목의 소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조달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조달 가능한 품목과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계액재베 추진은 안정적인 로컬푸드 조달 시스템 구축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로컬푸드와 연계한 학교급식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 농가, 농협, 학교급식지원센터 등 학교급식관련 주체들 간 협력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실제로 순천시는 순천농협이 지역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예산지원을 실시했고, 화성시의 경우도 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수의계약 형태로 학교에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협력체계 구축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선 학교급식 참여 주체들의 인식 전환을 통해 로컬푸드 공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식교육 등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로컬푸드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황성혁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의 로컬푸드 공급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했다는데 의의를 가질 뿐,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농업과 환경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공생 등과 같은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로컬푸드 가치에 대한 교육적 연계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로컬푸드는 기존의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체계 속에서 다른 식재료와 경쟁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상품으로 밖에 인식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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